전광훈 목사가 19일 전북 전주시 주영교회를 찾아 3.1절 범국민대회를 위한 전국 순회 기자회견 및 설교 행사를 열고 교인들 앞에서 설교하고 있다.  (출처:너알아TV 유튜브 캡처)
전광훈 목사가 19일 전북 전주시 주영교회를 찾아 3.1절 범국민대회를 위한 전국 순회 기자회견 및 설교 행사를 열고 교인들 앞에서 설교하고 있다. (출처:너알아TV 유튜브 캡처)

무죄 석방 후 본격 정치활동

오는 3.1절 천만 집회 예고

전국 순회 설교 집회 시작

 

또 색깔론·음모론 쏟아내

마스크 안쓰고 설교해 물의

현장서 “아멘” 화답·환호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대통령 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전광훈 목사. 그야말로 ‘기세등등’한 모습이다. 전 목사는 1000만 조직을 결성해, 오는 3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을 반드시 청와대에서 끌어내리겠다며 호언장담하고 있다. 급기야 전국을 순회하는 설교 집회를 시작, 본격적으로 지지자 결집에 나섰다. 말이 설교지, 사실상 색깔론·음모론이 쏟아지는 정치 집회나 다름없어 보인다.

지난해 한 설문 조사에선 개신교인 10명 중 7명꼴이 전 목사의 ‘문 대통령 하야 발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전 목사는 교인 정서와 동떨어진 행보로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성이 없는 모양새다. 그는 전보다 더 노골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모독하는 막말을 쏟아내며 앞장서서 현정권 타도를 외치고 있다. 전 목사는 문 대통령을 향해 어떤 막말을 했을까.

어플로 천만명 모아 文과 싸우겠단 전광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규모 집회가 사실상 어려워지자 최근 전 목사는 그 자구책으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이 어플을 통해 1000만명을 모으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특히 대국본 앱을 살펴본 결과, 가입과정에서 직분의 구분을 ▲청년 ▲성도 ▲집사 ▲안수집사 ▲권사 ▲장로 ▲강도사 등으로 세분한 점에 이목이 쏠린다.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천지일보 2021.1.22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어플리케이션 메인 화면. 회원가입란에는 소속 교회와 직분을 기입하도록 한 항목이 있다.  ⓒ천지일보 2021.1.22

전 목사는 대국본 어플 가입자 모집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일과 10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그는 신도들에게 “‘영적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이스라엘 민족처럼 ‘지파’를 세워 싸울만한 사람들을 ‘조직’해야 한다”면서 이를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3일 예배 당시 전 목사는 대국본 어플이 바로 ‘복음의 조직’이라며 이 ‘복음의 조직’ 안에 들어오면 “영적 싸움에서 사탄을 이기고 문재인 대통령이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이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일 예배에서도 “돌아오는 3.1절에는 우리 국민 중에 기독교인들 1000만명이 여기 (조직)에 붙어야 되는 것”이라며 “그래야 주사파 마귀가 떠나가고 문재인이 도망가고 예수한국 복음통일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3·1절 범국민대회를 위한 전국 순회 행사의 일환으로 19일 오전 전북 전주의 한 교회를 찾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설교가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3·1절 범국민대회를 위한 전국 순회 행사의 일환으로 19일 오전 전북 전주의 한 교회를 찾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설교가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북한 지시로 나를 구속” 황당 주장

전 목사는 전국 교회를 순회하며 집회를 여는 등 정치행보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18일부터 21일까지 전라도 광주, 전북 전주, 대전, 대구를 차례로 방문, 기자회견을 빙자해 설교에 나섰는데 설교에서 “문재인 사형” “문재인 히틀러” “대한민국을 북한에 갖다 바쳤다” “전라도는 문 대통령을 버려라” 등 도 넘는 정권 비판을 해 논란이다.

18일 광주 남구에서 첫 집회를 연 전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히틀러’ ‘주사파’ ‘김일성’에 빗대면서 또다시 막말을 내뱉었다. 전 목사는 자신의 구속과 관련해서 “북한이 지시한 것”이라며 “(북한이 지시하니까) 문재인이가 나를 재구속해서 법정 최고형을 때리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당신 죽어 나한테, 대통령은 그런 말 하면 안 되는 거야”며 “그것이야말로 헌법 위반이요 국정농단”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19일 전주의 한 교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설교를 한 모습이 포착돼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는 이날 ‘전라북도여 일어나라’는 주제로 한 40분가량 설교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체제 전쟁에 돌입했다”며 “대한민국을 사회주의 체제, 더 나아가 북한과 같은 공산주의 사회로 바꾸려고 문재인 주사파 정치인과 언론 좌파 지식인을 포함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너는 사형”이라는 막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전 목사는 “전라도를 개발한 모든 개발은, 전부 우파 정부가 다 한 것”이라며 “전라도 남쪽에 섬들 연결한 다리 있지 않느냐. 그거 전부 다 박근혜가 야당 대표 할 때 한 것이다. 그러니 빨리 전라도는요. 김대중, 노무현, 저 문재인을 버려라”고 큰소리쳤다. 전 목사는 “정말로 전라도를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길 원하냐”며 “아니라면 문재인 저X을 쳐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목사는 사법부를 향해서도 “판사 중에서도 빨갱이가 많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말을 한 전 목사는 자신이 ‘정치인’이 아니며 선지자로 왔다고 했다. 지난해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한 것이 그 증거라는 취지로 말했다. 전 목사는 “김종인이 지금 문재인의 이중대가 돼가지고 문재인이 하는 전체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면서 “양쪽 전체가 다 무너질 때 필요한 게 누구냐? 바로 선지자”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스스로 정치인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의 정치성은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발언과 행보만 봐도 입증이 된다.

전광훈 목사가 19일 전북 전주시 주영교회에서 3·1절 범국민대회를 위한 전국 순회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정작 교인들만이 기자회견장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전광훈 목사가 19일 전북 전주시 주영교회에서 3·1절 범국민대회를 위한 전국 순회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정작 교인들만이 기자회견장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출처: 뉴시스)

“기본도 안 된 대통령 때문에…” 막말

20일 대전역 앞에서 연 집회에서도 색깔론과 음모론이 이어졌다. 전 목사는 “우리민족끼리 방송에서 ‘전광훈을 구속해 땅속에 묻어라’라는 지시를 하니까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 이어받아 전광훈을 재구속해 법정 최고형을 때리라고 했다”면서 “어떻게 국민들에게 그따위 말을 하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정신 차려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뭐 별거인 줄 아는가, 대통령은 국민의 종인데 종이 주인한테 떠들고 난리냐”고 소리치며 “기본도 안 된 대통령과 국회의원 때문에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대한민국 주사파 세력이 사회주의로 가려고 이재용을 구속하고 삼성을 해체했다“면서 “이 모든 것들의 시작은 북한의 지시로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나온 이후에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좌파, 빨갱이, 종북주의자들이 청원을 넣어 나를 무죄로 판정한 부장판사를 파면하고 전광훈을 재구속하라고 올렸다”면서 “나는 이런 것들을 보면 차라리 한번 대한민국을 북한에 넘겨줘 당해봐야 알지, 나는 미국에 이민 가서 5년 정도 살다 오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또 “제가 몇 년 전부터 ‘문재인은 인간이 아니다’라고 하는데 지금도 국민들 중에 30%는 내 말을 못 알아듣는다”며 “문재인 욕하는 것을 이해 못 하는 30% 국민은 어서 빨리 돌아오라”고 말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1일 오전 동대구역 광장에서 3·1절 범국민대회를 위한 전국 순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1일 오전 동대구역 광장에서 3·1절 범국민대회를 위한 전국 순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마스크 벗고 조롱 “내 피엔 항체 가득”

21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전 목사는 지난 19일 전주 교회에서 마스크를 벗고 설교한 이유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에 이미 한번 걸렸기에 피에 항체가 가득하다”며 “나는 항체가 생긴 세상 제일 방역”이라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이미 대한민국은 북한의 김정은 통치하에 들어갔다”면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과 예고 없는 새 장관 임명은 김여정이 시킨 것”이라는 음모론을 폈다.

전 목사의 집회 현장엔 10~20명의 소수의 지지자들이 모이고 있다. 유튜브 영상 등을 보면 이들은 전 목사의 말에 “아멘”으로 화답하고 손을 들어 환호했다. 전 목사는 방역지침이 완화되면 3.1절인 오는 3월 1일 1000만명인 모인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겠단 입장인 가운데 일각에선 혹여나 이로 인해 지난해 광화문의 악몽이 되살아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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