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항공기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총 16대의 T-50 수출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25일 발표했다. 이번 수출 성공은 미국·폴란드·인도 등 다른 나라와의 수출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골든이글’이란 이름을 가진 T-50은 KAI와 미국 록히드마틴이 13년간 2조 원을 들여 공동 개발한 기종이다. 국내 최초 초음속 항공기로 마하 1.5의 최고속도를 낼 수 있다. 다른 나라의 훈련기와 비교해 월등한 성능을 지녔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번 수출 성공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6번째로 초음속 항공기 수출대열에 올랐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KAI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 수출되는 T-50은 총 4억 달러 규모다. 이는 중형자동차 1만 6000대를 판매하는 효과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수적인 효과도 크다. 6억 5000만 달러 상당의 생산 유발 효과와 1억 7000만 달러의 부가가치 창출, 7700여 명에 해당하는 고용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항공기 산업은 최첨단 고부가가치 분야이기도 하지만 인력집약적인 측면도 있어 이처럼 고용창출 등 파급효과가 탁월하다.

김홍경 KAI 사장은 26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인도네시아와 계약 때 계약 발효일로부터 18개월 내에 16대를 인도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행기 제작완료까지는 보통 24개월이 소요되지만 상대 측이 원하고, 첫 수출이란 점을 감안해 18개월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T-50 수출 성공은 한국이 세계 1위인 조선 분야를 중국이 넘보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출동력이란 가능성을 열었다. 이제 여기서 머물지 말고 조선 분야에 버금가는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3000여 대 규모로 추정되는 세계 고등훈련기 시장을 항공기 산업 진출의 교두보로 적극 공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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