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통섭예술인
정트리오(정명화,정경화,정명훈)의 어머니 이원숙 여사가 며칠 전 93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자식들이 예술을 하면서 어려워 할 때는 “사람이 먼저다. 네가 힘들면 당장 그만 두자”라고 하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마음을 자녀에게 심어주는 교육을 했다.

아들 정명훈 씨는 말한다. “내가 본 최고의 교육전문가가 바로 우리 어머니다.”

강남의 광림교회에서 주최한 자폐증을 지닌 발달장애우들의 미술전시회 <Story Book:우리들 이야기>가 인사동에서 있었다.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이 읽어주는 동시(童詩)를 청소년 장애화가들이 자신만의 해석으로 그림으로 탄생시켰다.

때로는 피카소처럼, 때로는 사석원처럼, 때로는 뭉크처럼, 때로는 동네 아줌마의 장미꽃 그림처럼 강렬하고 따뜻한 감동을 주는 작품들이다. 그들이 작품 활동을 통해 몰입할 수 있는 세계를 만나고 바깥과 소통을 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가치가 있는 전시라고 생각이 든다. 지금은 오디션 <위대한 탄생>처럼 무대 위에서 꿈을 꾸는 통섭 시대이다. 이러한 예술 활동이 전국적으로 펼쳐지면 좋겠다.

‘아직도 우린 현역이다̓라는 타이틀로 소위 원로 화가들의 전시가 5월 말에 열린다. 예술에 무슨 현역, 퇴역이 따로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이에 민감할 것이 아니라 변화에 민감해야 하는 시대다.

지난해 3D 영화 <아바타>가 큰 인기를 얻었고 투명도가 높은 특수 페인트의 두께와 조명의 융합으로 입체를 나타내고 있는 트릭아트(trick art)가 관람객의 눈을 즐겁게 한 경우가 있었다. 지금은 3D 입체 미술이 가까이 있는 시대다.

한편 컴퓨터이용설계(CAD) 프로그램으로 만든 디자인대로 프린터에서 광경화성수지를 자외선에 쏘여 실물 모형을 제조해내는 3차원(3D) 프린팅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쉽게 간단한 입체적인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차원의 변화를 읽어야 하는 시대다.

신경숙 씨의 <엄마를 부탁해>의 성공과 관련해 ‘한국문학의 미국시장 성공전략’이라는 글에서 이윤경 씨는 성공요인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완성도가 높은 책의 내용이다. 둘째, 제대로 된 번역이다. 셋째, 출판사의 지원과 홍보 전략이다. 한편 ‘젊은 작가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신진작가 공모전의 보상은 무엇일까?’라는 주제에서 변상형 교수는 공모전 입상자들에게 국외 유료 레지던스 프로그램, 전시기획전, 아트페어 참여 기회를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미술시장에서의 성공도 문학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으나 젊은 작가들은 먼저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성장하는 자세와 실력을 갖추어 나아가야 한다.

며칠 전 인사동에서 한국전업도예가협회의 전시회가 열렸다. 창작의 고민만큼 인간 삶에서 유쾌하고 긍정적인 고민은 없다고 말하는 신현문 작가는 회원들의 다양한 작품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로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지만 한국적인 도예의 특징을 어떻게 세계 사람들에게 어필하느냐가 관건이다.

얼마 전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조선시대의 분청사기 전시회가 열려 각광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옛 것을 이어나가는 것도 중요하고 새롭게 변형하는 것도 필요하다. 작가들의 연구와 노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지인이 한국에 세계우표박물관을 세우겠다고 한다. 이미 일본, 싱가포르에 비슷한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우표는 한 나라의 시대상을 볼 수 있는 좋은 역사, 문화이며 예술작품이다.

현대 예술은 시공을 초월한 소통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작가들이 우표에서도 문화예술적인 유용한 정보를 얻기를 바란다. 지금은 경영, 기술, 예술, 인문학의 융복합으로 자신들의 예술을 강화시켜 나아가야 하는 통섭예술 시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