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사당에서 부인 질 바이든이 들고 있는 성경에 손을 얹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사당에서 부인 질 바이든이 들고 있는 성경에 손을 얹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취임사서 11차례 걸쳐 강조

대외분야엔 “전 세계 관여할 것”

블링컨 지명자 “대북정책 재검토”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조 바이든 당선인이 우여곡절 끝에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제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바이든 시대가 열린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일성으로 ‘통합’을 내세우는 등 미국민의 단합을 호소하는데 중점을 뒀다. 관심이 쏠렸던 대외 분야에선 이전에 밝혀왔던 연속선상에서 원론적인 방향성만을 제시했을 뿐, 북한 관련 직접적인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국내 현안 해결에 집중 의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이란과 북한 등의 대외 문제보다는 국내 상황에 우선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일단 국론 분열 등 국내 정치 현안이 산적한 만큼 여기에 전력 투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함께하는 미국을 구현하고 사람과 나라의 통합(unity)을 위해 제 모든 영혼을 쏟겠다”면서 “국민 여러분도 이 길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20여분의 취임 연설에서 ‘통합’은 11차례에 걸쳐 거듭 강조된 단어였다.

대외정책과 관련해선 마지막에 “우리는 우리의 동맹(alliances)을 회복하고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며 “우리의 힘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모범이 되어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외교정책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지만,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조는 ‘동맹복원’과 ‘글로벌 리더십 회복’에 방점을 둔 것인데, 미국 주도의 대북 정책이 아닌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만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라진 대외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실제로 앞서 국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토니 블링컨도 전날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관련 질의에 “우리가 하려는 첫 일 중 하나는 북한에 대한 전반적 접근법을 재검토하는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바이든 시대’ 백악관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 부부[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북측 현관 노스 포티코(North Portico)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바이든 시대’ 백악관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 부부.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북측 현관 노스 포티코(North Portico)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북미관계 어디로 가나

북한은 최근 8일 간의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대미 ‘강대강·선대선’ 원칙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북미 관계 해결의 열쇠’라며 조건부로 관계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북미관계 향방을 가늠할 공을 미국에 넘긴 셈인데 이날 취임사에선 특별한 언급은 없었지만 향후 바이든 신행정부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북미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행정부와는 분명히 달라지겠지만 북미 양측이 협상에 나선다 해도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라면서 “제시되는 이란 모델을 북한이 선뜻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데다 미국 역시 북측의 요구를 우선적으로 수용할리 없다. 대화의 기회는 있겠지만, 북한이 핵 포기 의지가 없다면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정치가 워낙 복잡한 상황이지만 외교는 또 다른 문제다. 물론 영향이 없을 순 없지만 외교는 별개로 가는 것”이라면서 “현재는 이란, 중국, 한반도 수순으로 갈 것 같은데,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오는 2월에 있을 상·하원연설에서 구체적인 메시지가 나올 듯싶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더디게 갈 경우 불만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한미 간 공조를 통해 접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 이전에 정부는 우리의 대북 구상을 설득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북한 문제에 관한 협조를 얻어내려면 미국과 가까이해야 하는데, 미국은 그 대가로 중국 견제에 함께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정책이 대북정책과 맞물릴 경우 우리 정부로서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고민의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평양서 군민연합대회 개최…대규모 군중시위 진행(서울=연합뉴스) 북한 주민과 군인들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8차 당대회 결정 사항 관철 의지를 다지는 군민연합대회를 열었다고 17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설ㆍ토론에 이은 군중시위에서는 참가자들이 당대회 결정 사항 이행을 다짐하는 다양한 구호가 적힌 대형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행진에 나섰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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