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생의 교단일기] 자식 농사 잘 지으려면 좋은 아빠가 되어라
[최선생의 교단일기] 자식 농사 잘 지으려면 좋은 아빠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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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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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의 아빠들은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아빠가 됐다. 준비가 없다 보니 실수도 잦았고 잘못도 했다. 좋은 아빠가 되려는 마음만 있었지, 좋은 아빠가 되는 방법도 모르고 노력해서 알려고 하지 않았다. 아이가 어릴 때는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육아를 엄마에게만 맡겼다. 좀 더 돈을 벌고 여유가 생기면 아빠 노릇 제대로 하면 된다고 스스로 위안했다. 그렇게 아이의 입학식, 졸업식 한번 안 가고 어느덧 대학생이나 성인이 된 후 그제야 아빠 노릇 해보겠다고 나섰지만, 아이가 아빠를 부담스럽다고 거부한다.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지 않았는데 나중에 갑자기 친한 척하면 오히려 서로 더 어색한 사이가 된다. 설상가상으로 직장에서 퇴직마저 하게 되면 홀로 고립된 외로운 삶을 살게 된다. ‘나는 ATM기에 불과했어’라며 가족을 원망하고 신세를 한탄하기 전에 돈 벌어 가져다주는 일 말고 아이 성장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아빠의 자리는 아빠 스스로 만들어 왔어야 한다. 결코, 엄마나 아이가 만들어주는 자리가 아니다.

좋은 아빠가 되는 방법은 알고 보면 쉽다. 신생아 시절부터 육아의 일정 부분을 담당하며 아이와 끊임없이 교감하면 된다.

필자도 아빠의 심장과 아이의 심장을 맞대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 아이가 어릴 적 일부러 상의를 탈의하고 가슴에 안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아빠들은 목욕, 기저귀 갈기, 분유 먹이기, 우는 아이 달래기, 재우기, 이유식 만들기까지 참여한다. 아이와 단순히 많은 시간을 보내는 차원을 넘어 다양한 활동을 같이하며 교감한다. 아빠와 아이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아빠에 대한 친밀감을 높여 자란 후에도 거리감을 느끼지 않는 관계로 만든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와 단둘이 있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게 좋은 아빠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좋은 아빠는 엄마가 없어도 존재감이 있는 아빠를 말한다. 엄마가 없으면 당황하고 아이들 밥 한 끼 제대로 차려주지 못하면 낙제점에 가깝다. 엄마가 없더라도 그 공백을 느끼지 못하도록 요리, 설거지, 청소, 학습지도 등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TV 프로그램에서는 아빠가 아이하고만 어울리는 시간을 가지며 친밀도를 쌓아간다. 몇 년 지켜보면 아이가 부쩍 잘 성장하는 걸 보며 아빠의 육아 참여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가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사회의 규칙을 배우고 창의성을 길러준다.

아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왜요?”라고 한다. 세상에 태어나 모든 게 처음인 아이가 보이는 당연한 반응이다. “왜요?”란 질문에 단답형으로 답을 알려주기보다는 아이와 같이 왜 그런지 과정을 찾아가며 스스로 답을 찾게 해주면 아이는 놀랍게 성장한다. 대답이 막힌다고, 피곤하다고, 했던 질문을 또 한다고 짜증을 내면 아이는 질문도 멈추고, 성장도 늦어진다.

아이의 창의력 발달을 위해서는 강과 들과 산으로 캠핑 다니는 게 효과적이다. 방학 때는 평소 가지 못하는 먼 곳의 명승고적을 찾아 역사 여행을 하고 박물관, 전시회 등을 찾아 견문을 넓혀줘야 한다. 아이와 동행하는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는 아빠의 행동을 보고 배운다.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모습, 공중도덕, 교통질서, 감사 인사 등을 솔선수범하며 자연스럽게 사회 구성원으로 해야 할 역할을 가르치면 산교육이 된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라는 속담을 철학처럼 여기며 아이에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훈육은 바람직하지 않다. 식당에서 뛰고, 층간소음을 일으키며 달리고, 거짓말하고, 비속어를 남발하는 등 아빠가 싫어하는 특정한 행동에 과민반응을 하는 건 안 좋다. 너무 권위적인 훈육은 아빠에게만 복종적이고 엄마의 말은 듣지 않는 이중적인 아이를 만들 수 있다. 잘한 행동에 대해 결과보다는 노력과 과정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해 나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게 효과가 더 크다.

엄마나 아빠나 다 처음인 상태에서 실수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 엄마도 아빠의 실수를 타박해서는 안 된다. 서로 도와가며 이해와 아량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의지를 북돋아 주는 게 필요하다. 좋은 아빠의 육아 참여는 아이가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게 한다. 아빠의 기본 역할에만 충실해도 나중에 외면받지는 않는다. 좋은 엄마만 있고 좋은 아빠가 없는 집에서 자식 농사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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