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AP/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 참의원 정기 국회 소집에 참석했다. 이날 스가 총리는 중의원·참의원 양원 본회의에서 시정방침 연설을 했다.
[도쿄=AP/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 참의원 정기 국회 소집에 참석했다. 이날 스가 총리는 중의원·참의원 양원 본회의에서 시정방침 연설을 했다.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菅義偉)의 계속된 말 실수에 집권 자민당이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19일 아사히 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전날 소집된 정기국회에서 시정방침 연설에 나섰다. 거의 완성된 연설 원본을 읽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인 긴급사태 선언 발령을 둘러싸고 "철저한 대책"이라고 발언해야 할 부분을 "한정적 대책"이라고 잘못 말했다. 철저(텟테이)와 한정(겐테이)을 헷갈린 것이다.

아울러 35명 학급에 대해서는 "소학교(초등학교에 해당)"라고 말해야 하는 부분을 "소·중학교"라고 틀리게 말했다가 정정하기도 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7일 도쿄(東京) 아카사카(赤坂) 중의원 숙소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18일 기자들에게 전날 시정방침 연설을 복창하는 등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가 총리의 시정방침 연설을 들은 자민당 간부는 "저래서는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스가 총리의 말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3일 코로나19 정부 대책 본부 회의에서 긴급사태 선언 발령 대상 지역을 확대한다고 표명하면서 지역명인 '후쿠오카(福岡)'를 '시즈오카(静岡)'로 잘못 말했다. 당시 그 자리에서 정정하지 못했다.

신문은 "가장 중요한 (긴급사태 발령) 대상 지역을 잘못 말해 기자단은 술렁댔다"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도 곤혹스럽다는 글이 이어졌다.

자민당 베테랑 의원은 "어떻게 된 거냐"고 비판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도 중의원 선거 시기에 대해 "가을 어느 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서는 총리가 중의원 해산 권한을 가진다. 따라서 결정권자인 그가 선거 시기를 '가을'로 언급한 셈이다.

그러나 기자회견 이후 총리 관저는 스가 총리의 발언이 "가을까지 어느 께에서"라고 정정했다.

지난해 가을 임시국회에서도 "코로나19 대책, 경제재생이 최우선이다"라며 조기 중의원 해산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하면서도 말 실수를 했다. "국민의) 정권에 대한 기대도 거기(そこ·소코)에 있다"고 말해야 하는 부분을 "정권에 대한 기대도 그럭저럭(そこそこ·소코소코) 있다"로 말한 것이다. 이후 일본 정부는 "오독이었다"며 스가 총리의 발언을 수정했다.

오는 20일부터는 국회에서 스가 총리의 시정방침 연설에 대해 당 대표 질의가 시작되는 가운데 스가 총리의 리더로서 발신력이 평가 받게 된다. 아사히는 스가 총리의 말 실수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정권 운영에 불안정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발신력은 전달하는 능력, 홍보력, 인지도 등을 가리킨다.

'정치가의 일본어' 저자인 쓰즈키 쓰토무(都築勉) 신슈(信州) 대학 명예교수는 스가 총리의 말 실수와 관련 "발신력과 지도력이 없다는 상징으로 받아 들여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사태라는 위기에서야 말로 정치가에게는 정확하고 국민의 마음에 닿는 발신이 요구된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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