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을 찾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천지일보 202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을 찾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천지일보 2021.1.4

‘불끈하지’ 논란 강의… 인권위 조사 착수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박범계 법무장관 후보자가 지난 2007년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서울 강남 대치동 아파트 세대주로 등록했던 것으로 확인돼 19일 야당에서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박 후보자에게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자의 아들은 2007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서울 강남 대치동의 한 아파트 전세 세대주로 등록됐다. 당시 박 후보자의 아들은 13살로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박 후보자는 2006년 2월 해당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해 그해 6월 세대주를 아내 주모씨로 바꿨고, 이후 장모로 바꾸었다가 다시 아들로 변경했다.

박 후보자 측은 “서울에서 공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어서 2006년 2월에 가족이 대전을 떠나 서울 대치동 아파트 전세를 얻어 거주했다”며 “그러나 공직을 맡을 가능성이 없어 후보자만 변호사업에 충실하기로 하고 6월에 대전에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자가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배우자도 2007년 2월에 대전에 전셋집을 얻어 전입했고, 그 사이 장모를 세대주로 옮겨놨으나 장모도 같은 해 12월 다시 개인사정으로 대구로 갔다”며 “할 수 없이 아들이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주소지에 놔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다시 대전 주소지로 전입했고 중고등학교는 모두 대전에서 나왔다”며 “졸업장만 받으면 되는 상황에 꼭 전학을 시켜 다니지도 않은 학교 졸업장을 받게 하는 게 맞는 처사인가”라고 항변했다.

이에 조 의원은 “박 후보자의 배우자가 대전으로 주소지를 옮겨놓은 것부터가 사실상 위장전입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거듭 압박했는데, 박 후보자 측은 “아이가 세대주로 있을 때가 방학기간”이라며 “대전에 와서 지내고 엄마와 외할머니도 번갈아 오가며 아이를 돌본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또 박 후보자가 2012년 설립 때 1천만원을 출자한 법무법인 ‘명경’의 신모 대표변호사가 대전시 선관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이 대전시 선관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 위원은 박 후보자가 추천했다. 신 위원의 임기는 2018년 2월부터 2024년 2월까지다.

조 의원은 “출자는 했지만 관여하지 않았다더니 명경과의 연결고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헌법기관인 선관위원에 최측근을 심은 것은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후보자의 학생들 상대 성적수치심을 유발 강연 논란과 관련해 인권침해 여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이날 파악됐다.

박 후보자의 발언이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지난 15일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가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는데, 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는 2012년 4월 총선에서 당선된 이후, 자신의 아들이 다니던 대전 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진행된 ‘청렴교육 특강’에 연사로 나서 학생들에게 “아침마다 뭔가 불끈불끈하지? 밤마다 부르르 떨리고 그러지?”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오는 25일 열린다. 국민의힘은 위장전입 의혹을 비롯해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관계자 폭행, 공직자 재산신고 누락, 측근 금품수수 묵인, 배우자 부동산 임대소득 누락 등 박 후보자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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