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다.

전염병·테러 우려에 대폭 축소

워싱턴DC 곳곳 감시 및 폐쇄

취임 선서 후 정오 임기 개시

트럼프 조기 퇴임식도 처음

[천지일보=이솜 기자] 전통적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평화적인 정권 이양, 퍼레이드, 무도회 등이 함께 진행됐다. 그러나 오는 20일(현지시간) 거행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은 이전과는 다르다.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공격으로 보안이 훨씬 강화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 불참하기 때문이다. 수천명의 사법기관과 군 장교들이 취임식 날 워싱턴 DC의 거리에서 경계를 서며, 미 전역 각 주에서도 위협을 감시하고 있다.

◆요새로 변한 워싱턴 DC

일반적으로 대통령 취임식에는 ‘국가 특별 보안 행사’라는 명칭이 붙는데, 이 명칭은 비밀경호국(ss)이 보안 조정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한다. 지난 폭동 이후 이러한 보안 조치들은 더욱 강화됐다.

군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적어도 40개 주에 필요하다면 주 방위군을 파견하기로 했으며 워싱턴 DC 지역은 취임식 날까지 최대 2만 5천명의 주 방위군이 파견된다.

국회의사당 공원은 취임식 당일 시민들이 출입할 수 없으며, 내셔널 몰 또한 폐쇄될 예정이다. 시내 주요 장소는 철제 펜스가 세워졌다.

경찰과 연방 기관은 지난 15일 이후 취임식과 관련해 워싱턴 DC에서 7건의 체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취임식 리허설 도중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해 의사당이 봉쇄되고 사람들이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바이든, 취임 첫날부터 트럼프 지우기

취임식준비위원회는 취임식 전야에 다른 행사들을 주최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는 내셔널 몰의 ‘깃발의 장’ 전시가 열렸다. 코로나19로 취임식을 보러 오지 못하는 미국인을 각 주 깃발 19만 1500여개로 상징한 전시다.

19일에는 코로나19로 사망한 40만명의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또 다른 추모 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링컨 기념관과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에서는 조명을 밝혀 사망자들을 추모한다. 또 국가적인 화합과 추모를 위해 이날 오후 5시 30분 워싱턴DC의 빌딩은 불을 밝히고 교회에서는 종소리를 울린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취임식 당일인 20일 아침 바이든 당선인은 예배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존 F. 케네디에 이어 역대 대통령 중 두 번째 가톨릭 신자다.

이후 바이든 당선인이 의사당에 도착하고, 취임식 프로그램이 시작한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국가를 부르며 제니퍼 로페즈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첫 지지를 밝힌 노동조합인 국제소방관협회 지부장 앤드리아 홀이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한다.

낮 12시 직전 바이든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취임선서를 한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사가 이어진다. 취임사 주제는 ‘국민통합’이 될 전망이다.

론 클레인 바이든 당선인 비서실장 내정자는 17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국민통합에 호소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퇴치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정책 중 일부를 취소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클레인 내정자는 “이 나라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단결의 메시지, 일을 해내겠다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 첫 날 일부 무슬림 국가의 미국 이주 제한 정책을 철폐하고 파리기후협정에 다시 가입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학자금 대출 상환 보류 조치를 연장하는 것과 유행병 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압류 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포함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한 취임 첫날 의원들에게 포괄적인 이민법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미국에 있는 수백만명의 이민자들에게 시민권을 제공하는 것이 바이든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워싱턴=AP/뉴시스]오는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17일 주 방위군 대원들이 워싱턴 연방 의사당 주변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오는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17일 주 방위군 대원들이 워싱턴 연방 의사당 주변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취임식 불참 트럼프, ‘셀프 환송’ 계획

트럼프 대통령은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4시간 전인 이날 오전 8시 메릴랜드 군 비행장에서 퇴임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취임식 날은 퇴임하는 대통령이 당선인과 그 배우자를 백악관에 아침 식사를 초대하면서 시작된다. 또한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함께 취임식에 향한다. 이후 퇴임 대통령은 앤드루스 기지에서 행사를 해왔지만,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순서를 바꾸며 이전의 전례를 완전히 깨뜨렸다.

이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과시적인 열병식과 공식 군대의 작별을 원하고 있으며 많은 지지자들, 후원자들, 현재 및 전 정부 관료들과 거대한 붉은 카펫의 손님들을 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식에 대규모 군사 파견은 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실제 행사에서는 백악관에 남겨진 최소한의 참모들만이 트럼프를 배웅할 것이라고 일간 가디언은 이날 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여하지 않고 플로리다주 팜 비치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와 거주지로 이동할 계획이다. 트럼프는 한 세기 반 동안 후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유일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미국 역사상 4명의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으며, 트럼프의 조기 퇴임 행사도 전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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