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정농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정농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8

3년만에 다시 구속된 이재용

삼성 비상경영체제 돌입할 듯

M&A 등 미래전략 차질 우려

재계 “韓경제에 악영향 우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삼성이 또다시 ‘총수 공백’ 사태의 위기를 만나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면서 삼성전자가 3년 만에 또다시 경영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송영승·강상욱)는 이날 오후 312호 중법정에서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 부회장은 영장이 발부돼 이날 법정에서 구속됐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3년 만에 다시 수감 생활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국내 대기업 총수 중 두 차례 수감된 사례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후 이 부회장이 두 번째다.

결국 삼성은 ‘총수 부재’에 따른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삼성은 2017년 이 부회장이 구속됐을 당시에도 1년가량 오너 없이 운영된 바 있다.

이후 2018년 2월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이 부회장은 계열사 CEO들과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며 삼성그룹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발생된 삼성의 리더십 마비는 향후 ‘뉴 삼성’ 성장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직접 선언한 ‘뉴삼성’ 비전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한 바 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 5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4일 올해 첫 경영 행보로 평택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비전 2030’을 재강조하기도 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경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자칫 총수 부재 상태가 지속돼 사업 추진 동력을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그룹 전반에 걸친 핵심 사안을 결정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상적인 경영은 CEO선에서 가능하지만, 대규모 투자 결정 등 굵직한 의사 결정은 ‘총수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은 ‘사법리스크’에 발이 묶여 2016년 미국 전장업체 하만 인수 이후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실종된 상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워낙 잘 갖춰져 있어 이 부회장이 구속됐지만 크게 지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 등 먼 미래를 내다봐야 하는 결정은 오너의 역할이 필요한데 이런 면에서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들은 이 회장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 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장기간의 리더십 부재는 신사업 진출과 빠른 의사결정을 지연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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