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 세계로교회가 교회 앞 잔디마당에서 야외 대면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세계로교회 유튜브 캡처)
17일 부산 세계로교회가 교회 앞 잔디마당에서 야외 대면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세계로교회 유튜브 캡처)

부산 세계로교회 17일 교회 앞마당서 주일예배 진행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부산 세계로교회가 ‘야외’ 주일예배를 강행했다. 이 교회는 “사탄의 계략에 맞서야 한다” 등 주장으로 행정명령을 어기는 등 방역수칙을 무시하다 최근 시설 폐쇄 명령까지 받았다.

◆ “순교자 기억… 감옥에 간대도 예배 계속”

“오늘도 예배자리에 함께 하신 귀한 성도님들 주님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이와 같은 때에 주님께 온 마음을 다해서 찬양하기를 원합니다” 17일 오전 10시 50분 경 세계로교회 앞마당에서 주일 2부 예배가 열렸다. 약 2m 간격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간이의자에 앉은 200여명의 신도들은 한목소리로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드렸다.

세계로교회는 이날 정부가 교회와 코로나19를 연관시켜서 교회를 탄압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교회 담임 손현보 목사는 “어떤 수치도,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소명도 하지 못하면서 정규예배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교회를 폐쇄한다는 것은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설교 영상 속에서 손 목사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오늘이라도 정규예배에서 코로나가 확진됐다는 내용이나 수치를 정부가 제시하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예배를 중단하겠다”면서 “수치도 내놓지 못하면서 주먹구구식으로 만명 모이는 교회도 20명 미만만 모여라. 이것은 우리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또 손 목사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예배에 있다며 예배를 드리냐, 마느냐는 신앙의 생존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이 예배를 위해 목숨을 걸고 사수했고 심지어 수많은 사람이 예배를 위해 순교까지 했다”면서 “공권력이 와서 우리를 막고 감옥에 집어넣고 한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예배는 계속될 것이고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결단코 중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 손현보 목사가 17일 주일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손 목사는 이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단에 올랐다. (출처:세계로교회 유튜브 캡처)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 손현보 목사가 17일 주일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손 목사는 이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단에 올랐다. (출처:세계로교회 유튜브 캡처)

세계로교회는 앞서 비대면 예배 원칙에도 수차례 대면 예배를 강행해왔다. 고발 조치에도 아랑곳 않고 또다시 예배를 강행하다 결국 지자체로부터 시설 폐쇄조치를 당했다. 특히 새해 첫 주일예배에도 1000여명이 넘는 신도들이 모여 예배를 드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교회 측은 폐쇄명령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예배의 장소와 방식만을 제한하는 것은 예배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종교의자유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며 이를 기각했다.

세계로교회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인 대면 예배를 절대 중단할 수 없다며, 시설 폐쇄 명령이 해제될 때까지 주일 예배를 야외에서 대면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손 목사는 이날 예배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주일 예배 외에는 비대면으로 드릴 것”이라며 “지금도 90% 이상을 비대면으로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18일부터 예배당 규모의 10%(수도권), 20%(비수도권) 제한으로 대면예배가 허용되는 것과 관련해 “정부가 교회에 개입해서 어떻게 드리라고 방식을 정하는 것 자체가 위헌적 요소”라며 “올바른 교회라면 마땅히 스스로 상식적인 면에서 조치할 텐데 정부가 감놔라, 배놔라 하면서 모든 것을 하나하나 지시한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면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는 16일 오후 확진자 13명을 포함, 17일 오전 확진자 10명이 추가돼 총 23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여전히 두 자릿수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