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식구 ‘안잘알’ 공격에 현식구 반격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둘러싼 안 대표의 옛 식구와 현 식구 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한때 안 대표와 한솥밥을 먹던 사이인 옛 식구들인 ‘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안잘알)’이 안 대표에게 끊임없이 공격을 가하자 안 대표와 국민의당을 이끌고 있는 현 식구들이 이들을 이른바 ‘안철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안알못)’이라고 반격에 나선 것이다.
안잘알들에게 안알못이란 프레임을 안겨 준 건 국민의당 원내대표인 권은희 의원이다.
16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권 의원은 전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알못들을 공격했는데, “안잘알이라고 자처하는 그분의 제 버릇이 또 도졌다”며 정치적 현안이 터질 때마다 편가르기를 하며 공격만 일삼는 세력으로 깎아내렸다.
권 의원은 안잘알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거론했다. 그는 김 위원장을 ‘구태 정치’라고 표현하며 이러한 김종인표 구태 정치를 바꿀 사람이 안 대표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김 위원장이 했던 정치 문화는 사실 안 대표가 바꾸려고 하는 것”이라며 “안 대표가 그 부분(김 위원장의 정치 방식)에 익숙해지거나 동일화될 필요가 없고 오히려 변화를 시켜야 된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야권 연대로 함께 손을 잡아야 할 국민의힘을 힘껏 비판하는 건 국민의힘 내부 안잘알들 때문이다. 안잘알 중 안 대표를 가장 강하게 비판한 건 국민의힘 장진영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인데, 지난 2017년 8월 옛 국민의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며 안 대표와 함께 지도부 일원으로 당을 이끌었다.
장 위원장은 안 대표가 과거 국민의당 시절 보였던 정치적 리더십의 한계를 비판했다. 그는 앞서 8일부터 13일까지 ‘안철수가 변했을까’ 제목의 글을 잇따라 싣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 과정을 적으며 제 3지대가 몰락하게 된 책임이 안 대표에게 있다”면서 “그러나 정작 안 대표는 이에 대한 반성이나 진지한 성찰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어쨌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세력은 싸우고 있지만, 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다가올수록 손을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은 계속 나오고 있다. 야권이 분열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유리해지는 건 물론, 1년 뒤인 2022년 3월에 있을 차기 대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보궐선거 이후 벌어질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계산도 깔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안 대표는 전날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아 직접 검체를 채취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 자원봉사를 벌였다.
그는 ‘안잘알들이 자신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웃어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