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출처: 뉴시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출처: 뉴시스)

의료진 1천만명 등 3억명 우선… “코로나19 종식 위한 시작”

첫 백신 접종자는 병원 위생 담당 직원

‘인구 대국’ 인도가 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날 오전 화상 연설을 통해 인도 내 백신 접종 시작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모디 총리는 "인도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백신 접종을 시작하게 됐다"며 "이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누적 확진자 수가 1천만명을 넘어선 인도는 지금까지 두 종류의 백신에 대해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현지 업체 세룸인스티튜트(SII)가 만드는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코비실드)과 현지 업체 바라트 바이오테크의 백신(코백신)이다.

우선 의료 부문 종사자 1천만명부터 백신을 맞는다. 이에 따라 모디 총리도 이날 백신을 맞지 않았다. DTV는 병원 위생 담당 직원으로 근무하는 마니시 쿠마르가 이날 인도에서 처음으로 백신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쿠마르는 뉴델리의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에서 의료진과 정부 관계자의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백신 접종을 마쳤다. 접종은 이후 경찰, 군인, 공무원 등 방역 전선 종사자 2천만 명으로 확대된다.

이어 50대이상 연령층 또는 50대이하 합병증 만성 질환자 등 2억7천만명에 대한 접종이 진행된다. 우선 접종 대상자 수만 3억명에 달하는 셈이다. 인도 전체 인구 13억 8천만명 가운데 20% 남짓한 수다. 당국은 오는 7월까지 이들에 대한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인도는 이번 접종 개시를 계기로 세계 코로나19 백신 공급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인도는 세계 최대 복제약 수출국이자 세계 백신 생산의 60%가량을 맡은 핵심 제약 공급국으로 코로나19 백신도 대량 생산할 예정이다.

초반 백신 보급은 전국 3천개 접종소에서 진행된다. 접종 첫날 약 30만명의 의료진이 백신을 맞게 된다. 당국은 이달 말까지 접종소 수를 5천 곳으로 늘리고 3월까지는 1만2천곳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각 접종소에서는 하루 100명 정도씩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다만, 피접종자는 백신 종류를 고를 수는 없다. 의료진, 방역 전선 종사자 등 3천만명에게는 무료로 백신이 보급된다.

인도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바라트 바이오테크 백신을 각각 1100만도스(1도스=1회 접종분), 550만도스씩 구매한 상태다. 두 백신의 정부 구매가는 각각 200루피(약 3천원)와 206루피(약 3100원)다.

28일(현지시간) 인도 동부 비하르주 마사우디의 한 투표소 밖에서 유권자들이 투표 전 체온 검사를 받고 있다. (출처: 뉴시스)
28일(현지시간) 인도 동부 비하르주 마사우디의 한 투표소 밖에서 유권자들이 투표 전 체온 검사를 받고 있다. (출처: 뉴시스)

당국은 원활한 백신 보급을 위해 전국 4곳에 대형 저장 시설을 갖췄고 2만 9천곳의 콜드체인(저온 유통망) 거점을 마련했다. 백신 접종 인력만 15만명 이상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분실이나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무장 경찰이 저장소와 운반 트럭 경비에 나선다.

당국은 ‘코-윈(Co-WIN)’이라고 불리는 애플리케이션(앱)도 개발했다. 이 앱은 실시간 백신 보급 상황, 접종 신청 등록, 백신 보관 시설 실시간 온도 정보 제공 등의 기능을 갖췄다. 백신을 맞은 이에게는 QR코드 기반의 인증도 제공한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까지 1054만 2841명으로 집계돼 전날보다 1만 5158명 늘었다.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한때 10만명에 육박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1만명대 중반으로 크게 줄었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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