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11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개 행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11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개 행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샤오미도 ‘블랙리스트’… 주가 폭락

“트럼프, 대중국 업적 남기려는 의도”

중국의 스마트폰 점유율 위축 전망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 수출 규제에 이어 중국의 휴대전화 제조업체 샤오미 등 9개 회사를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리며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중국의 군사 용도에 활용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샤오미, 국영 항공기 제조사인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 등 9개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국방부 제재 기업 명단에 오르면 미국 투자자의 투자를 받을 수 없다. 미국 투자자들은 올해 11월 11일까지 블랙리스트에 오른 회사에 대한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15일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홍콩 증시에서 샤오미의 주가는 장중 11% 이상 폭락했다.

로이터는 “(중국 기업) 블랙리스트 확대는 임기 막바지인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중국 강경책이라는 업적을 남기기 위한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는 1999년 법률 제정 이후 중국군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회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릴 수 있게 됐다.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 SMIC, 석유 대기업인 중국해양석유(CNOOC) 등 35개 회사가 해당 리스트에 올라가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에 대한 미국인들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당시 31개 중국 기업이 블랙리스트에 포함됐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SMIC와 CNOOC, 중국국제전자상무중심그룹(CIECC), 중국건설기술(CCT) 등 4개 기업이 추가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공산당은 CNOOC와 다른 국영기업을 불법적 ‘구단선’ 적용을 위한 무기로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패권을 놓고 중국과 대립해 왔다. 그는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주권적 권리와 이익을 지키려는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입장을 같이 한다”며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강압적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 업적으로는 중국 기업에 기술 수출을 막는 미국 상무부의 거래 제한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9년 5월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화웨이와 중국 정부의 유착 의혹을 본격적으로 공론화하고 노골적으로 화웨이를 제재했다. 이로 인해 화웨이는 미국 기업들과 그 어떤 거래도 할 수 없게 됐다. 구글 서비스가 막히고 기존 협력업체였던 TSMC가 계약을 거부하자 결국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를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에 올랐던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화웨이의 빈자리를 파고들어 2위를 두고 다툴 것으로 예상되던 점유율 3위인 샤오미 역시 미국의 견제를 받기 시작하면서 미·중 무역 갈등이 깊어지는 것을 물론이고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위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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