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訪中] 북중 정상회동, 국면전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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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원장-원총리 회동시 남북정상 '간접대화' 의미
비핵화 선행조치 '깜짝카드' 제시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중대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교착된 대화재개 흐름에 돌파구를 낼 수 있는 북ㆍ중 정상간 큰 틀의 합의가 도출되는 모멘텀이 마련된 것이다.

이는 남북 비핵화 회담을 출발점으로 하는 6자회담 3단계 재개안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북핵 논의가 본격적인 협상국면으로 진입하는 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후 주석에 이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까지 만났을 경우에는 북ㆍ중 정상회동이 갖는 의미와 상징성은 더욱 커진다.

지난주말 도쿄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했던 원 총리가 베이징으로 돌아와서는 곧바로 김 위원장과 만나는 것이어서 남북 정상이 원 총리를 통해 '간접 대화'하는 모양새가 되는 셈이다.

원 총리는 이 대통령에 이어 김 위원장에게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여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고위급 대화 추진 가능성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이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다룬 표면적 의제는 '경제협력'과 '개혁ㆍ개방'인 것으로 보인다.

원 총리가 지난주말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 초청 사실을 공개하면서 "중국의 발전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자신들(북한)의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형인 ▲창ㆍ지ㆍ투(長吉圖.창춘ㆍ지린ㆍ투먼) 프로젝트의 라선경제무역지대 연결 ▲황금평과 위화도 경제지대 공동개발 등 양국간 경제협력 현안과 중국 기업의 대북 투자확대, 중국의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한 큰 틀의 합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발등의 불인 경제난을 해결하려면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북한과, 북한을 통한 해상교통로와 광물자원 기지 확보가 초미 과제로 부상한 중국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동이 한반도정세에 보다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의제는 '북핵'과 '남북대화'인 것으로 관측된다.

대화재개의 조건을 둘러싸고 6자회담 관련국들이 미묘한 기싸움을 전개하는 현 국면에서 중요한 돌파구가 모색될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책임있는 대국'의 역할을 압박받고 있는 후 주석으로서는 경협확대를 '당근'으로 북한의 전향적 태도변화를 설득할 것으로 보이고, 김 위원장으로서도 일정한 부담감을 느끼면서 '성의'를 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지도부의 초청을 받은 김 위원장으로서는 비핵화와 관련한 '선물'을 준비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로서는 김 위원장이 남북대화를 시작으로 하는 3단계 재개안에 공식적 동의의사를 표시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표명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깜짝카드'를 꺼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ㆍ미ㆍ일이 그동안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해온 비핵화 선행조치 목록 가운데 일부 조치를 상징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관측이다.

목록에는 ▲북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중지 ▲영변지구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들의 접근이 포함될 수 있다.

북한은 이 가운데 UEP를 포함한 모든 핵시설과 프로그램에 대해 IAEA 사찰을 허용하는 방안을 발표할 수 있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시각이다.

만일 북한이 이 같은 '성의'를 표시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대화재개 국면으로 급진전되며 6자회담이 실질적 가시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6자회담 관련국들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일정 정도 '확인'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6자회담 재개에 적극 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3단계 재개안이 당장의 추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남북 비핵화 회담에 응할 가능성이 크며 북한 외무성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후속반응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비핵화 회담을 제안했던 우리 정부로서는 당연히 호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맞물려 북미대화도 시차를 두고 가시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전략적 인내'를 견지해온 미국은 남북 비핵화회담의 진행상황을 봐가며 북미대화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북 식량지원의 '명분'을 확보하는 점도 의미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북ㆍ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비핵화 회담을 첫 단추로 하는 대화재개 흐름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과연 상황이 순조롭게 흐를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핵 문제를 의제로 남북 대화의 장에 나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회담의 성격을 규정하는 남북간의 '동상이몽'이 심한 탓이다.

북한으로서는 남북 비핵화 회담을 6자회담 틀내에서의 '통과의례' 절차로 규정하고 있으나 우리로서는 남북대화로서의 의미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우리 정부는 천안함ㆍ연평도 문제를 6자회담 재개와 '연계화'하는 입장을 계속 고수하면서 북한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남북 비핵화 회담이 열리더라도 의미 있는 진전보다는 서로 공방을 주고받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리 정부의 이 같은 원칙론적 태도는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혀 외교적으로 불리한 환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미ㆍ중이 6자회담 재개를 겨냥한 전략적 협력행보를 가속화하는 흐름 속에서 우리 정부가 천안함ㆍ연평도 문제에 대해 계속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대화재개 흐름에 배치되거나 자칫 '발목'을 잡는 것으로 비칠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로서는 핵 문제는 남북 비핵화 회담에서 다루되 천안함ㆍ연평도 문제는 군사회담 채널을 활용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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