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빚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경제 주체인 가계와 기업, 국가의 부채가 모두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은 어려움에 처했고, 국가는 경기 대응을 위한 부양책으로 인해 빚이 크게 늘었다. 가계 역시 역대 최저금리 속에서 ‘빚투(빚 내서 투자)’나 생계유지를 위해 대출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 8천억원으로 1년 사이에 100조 5천억원이 늘었다. 이전 2년간 연간 증가액이 한 해 60조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68조 3천억원, 주로 신용대출인 기타대출이 32조 4천억원 불어났다. 서울 등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가격 폭등과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를 하도록 유도했다.

기업 부채 역시 작년 12월 말 현재 대출 잔액이 976조 4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7조 4천억원 증가했다. 2018년과 2019년 연간 증가액이 40조원대였던 데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87조 9천억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개인사업자대출이었다. 대기업 대출은 19조 5천억원 늘었다. 대기업은 만약을 대비한 실탄으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는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빚에 의존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생·기업 구제를 위한 재정 투입을 국채에 의존하면서 정부 부채도 급증했다. 작년에 4차례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국가 채무는 846조 9천억원까지 늘었고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18조 6천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올해 예산으로 전년보다 8.9%(45조7천억원) 증가한 558조원을 편성했다. 이를 조달하기 위해 정부는 93조 2천억원의 빚(국채)을 내야 한다. 따라서 국가부채는 연말에 956조원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작년처럼 몇 차례 추경을 하게 되면 순식간에 국가부채가 1천조원을 넘을 수 있다.

경제주체들이 빚에 의존하다 보니 부채비율은 확 올라갔다. 국가채무비율은 2019년 37.7%에서 작년 43.9%로 치솟은 데 이어 올해는 47.3%로 높아진다. 따라서 국가채무비율 50% 돌파는 시간문제다.

이미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작년 3분기 말 101.1%로 사상 처음으로 100%를 돌파했고 기업 부채비율 역시 110.1%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소득 가운데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인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171.3%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일본(65%)과 유로존(60%)은 물론 미국(81%)을 훌쩍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