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모든 것 제출”… 법원이 밝힌 이만희 총회장 방역방해 ‘무죄’ 이유
“신천지, 모든 것 제출”… 법원이 밝힌 이만희 총회장 방역방해 ‘무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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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총회장 특별편지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지난 3월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총회장 특별편지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

“역학조사, 발생규모·감염경로 등 파악 위한 설문·면접조사”

法 ‘시설·명단 제공 요청, 역학조사 아닌 준비단계’로 판단

“시설현황·교인명단 누락 극소수 불과… 정부에 적극 협조”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기소 혐의 중 가장 관심을 모았던 방역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가 말하는 무죄의 이유를 살펴봤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는 전날 이 총회장 선고 공판을 열고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와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2월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1100개 시설현황을 제공했지만, 750여개를 누락했다며 역학조사 방해와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또 같은 달 24일 방대본에게 공문을 받고 다음날 21만 2324명의 이름, 생년월일, 성별, 주소, 전화번호를 기재한 명단을 제출했지만 이 역시 10만여명의 주민번호를 누락하는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법원 “역학조사≠자료제출” 판단

그러나 재판부는 먼저 “역학조사는 ‘감염병환자등의 발생 규모 파악, 감염원 추적,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한 활동’을 말한다”며 “역학조사의 내용은 감염병환자 등의 인적사항, 발병일, 발병 장소, 감염원인, 감염경로, 환자 증상 및 그 외 감염병 원인 규명과 관련된 사항으로 정하고 있고, 역학조사의 방법은 설문조사, 면접조사, 인체나 환경 또는 매개 곤충이나 동물의 검체 채취 및 시험, 의료기록 조사 및 의사 면접으로 정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방대본이 제출을 요구한 것은 환자 등의 인적사항이나 발병 장소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감염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신천지 시설과 교인명단을 요구한 것이므로 역학조사의 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피고인 앞으로 보낸 공문이 설문조사, 면접조사 등에 해당하지도 않으므로 시행령이 정한 역학조사의 방법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즉 시설현황과 교인명단 제출이 역학조사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시설과 교인명단은 역학조사 자체라기보다는 역학조사를 하기 위한 준비단계로 자료수집에 해당한다”며 “방대본 역시 공문에서 ‘역학조사를 실시하기 위한 정보 제공을 요청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죄형법정주의 따라 피고인 불리한 해석 안 돼”

재판부는 “검사는 역학조사를 위한 자료수집 또한 역학조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역학조사는 개인정보가 노출돼 개인의 사생활 보장에 관한 기본권을 제한하고, 형사처벌의 전제가 되므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해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역학조사를 위한 자료 수집은 감염병예방법 제76조의2 ‘정보제공요청’ 항목에 따라 제공받을 수 있으므로 역학조사 규정을 무리하게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명확히 했다.

자료 수집 거부를 처벌하지 않으면 앞으로 방역활동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재판부는 지난해 9월 29일자로 감염병예방법 79조2 3호의 처벌규정이 신설돼 명단제출 거부 처벌이 가능해 협조거부 사태를 야기 시킬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 앞에서 소독약을 뿌리는 군인들 모습. (출처: 뉴시스)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 앞에서 소독약을 뿌리는 군인들 모습. (출처: 뉴시스)

◆“신천지, 모든 시설현황 제출… 누락 4곳 뿐”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교센터 중 1차 제출에서 누락된 곳은 4곳에 불과하고, 시설현황 자체도 감염병예방법상 정보제공 요청 범위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행정조사기본법 5조에 따라 행정기관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법령에 규정이 없더라도 자발적 협조를 얻어 실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시설현황 제출, 행정조사 협조일 뿐… 처벌규정 無”

재판부는 “이 경우 행정조사 대상자는 행정조사를 거부할 수 있고 이에 대해 처벌할 수 없으며, 당연히 일부만 협조하고 일부는 협조하지 않았다고 처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즉 애초에 시설현황 요구는 자발적인 협조에 불과했고 처벌 대상이 아니었단 취지다.

방대본 역시 공문에서 제출해야 할 시설 종류나 제출 기한을 못 박지 않았고, 중수본 반장 등도 법정에서 모든 시설을 제출해야 한다고 명확히 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위계공무집행방해가 아니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신천지, 전체 교인명단 제출” 인정

교인명단에 대해서도 먼저 신천지 총회 고모 총무가 지난해 2월 24일 민정민원실장과 교인명단 제출을 합의한 뒤 그날 밤 이 총회장에게 보고가 이뤄졌고, 협의 내용을 같은 날 인터넷에 게시했고, 다음 날 실제 전체 교인명단을 제출했다는 점에서 이 총회장의 명단 누락 지시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또 등록상태가 변경된 8명 상당수가 명단제출 요구 전에 이뤄진 점, 주민등록번호 누락과 관련 협의내용엔 주민등록번호가 미포함된 점, 생년월일 변경도 일상적 업무였다는 점에서 신천지는 모든 교인 명단을 제공했다고 확언했다.

아울러 “중수본·방대본의 공무원들도 협의 이후 ‘신천지는 자료 제출에 적극 협조했고 방역당국 요청에 최대한 신속히 정리해 제공했다’고 증언했다”며 무죄를 인정했다.

사건 일지. ⓒ천지일보 2021.1.13
사건 일지. ⓒ천지일보 202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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