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의 랑 테동게 동굴에서 적어도 4만 5500년 전의 멧돼지 벽화(사진)가 발견됐다. 이는 현생인류가 그린 벽화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출처: 사이언스 어드밴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의 랑 테동게 동굴에서 적어도 4만 5500년 전의 멧돼지 벽화(사진)가 발견됐다. 이는 현생인류가 그린 벽화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출처: 사이언스 어드밴스)

 

4만 5500년 전 그림 측정

멧돼지 세 마리와 손도장

앞선 발견보다 1천년 앞서

[천지일보=이솜 기자] 인도네시아 동굴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 벽화가 발견됐다. 이번 벽화는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동물 벽화보다 최소 1000년은 앞선다.

13일(현지시간) CNN, NYT 등에 따르면 호주 그리피스대의 애덤 브럼 교수 연구진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의 랑 테동게 동굴 벽화가 적어도 4만 5500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밝혔다.

이 동굴에는 멧돼지 세 마리가 그려진 벽화와 사람의 손도장이 있었으며, 그림 속의 동물 오늘날까지 살고 있는 토종 사마귀 돼지와 닮았다.

동굴 천장에 그려진 이 돼지는 길이가 187㎝, 높이가 110㎝이고 붉은색 또는 뽕나무색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철분이 풍부한 바위를 색소로 사용했고 두 가지 색을 사용할 수 있었음을 나타낸다.

술라웨시 섬은 이미 전문가들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굴 벽화의 장소로 알려져 왔다. 4만 3900년 전 사냥 장면을 묘사한 동굴 미술도 2019년 말 술라웨시에서 찾았다.

돼지 그림을 발견한 연구팀은 우라늄 계측 방법을 통해 이 그림이 최소 4만 5500년이 됐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이 기술은 동굴 벽에 형성된 광물 퇴적물의 나이만 평가하기 때문에 그림 자체가 수천년 더 오래된 것일 수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CNN은 인도네시아의 동굴 벽화가 인류의 초기 이야기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발견은 ‘가장 오래된’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만 브럼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술라웨시에서 훨씬 더 오래된 그림을 발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브럼 교수는 “우리는 술라웨시 섬과 호주 대륙의 관문인 인도네시아 동부 지역 내 다른 섬들에 더 오래된 바위 예술과 인간 거주에 대한 다른 증거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NYT에 전했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동굴 벽화는 급속히 악화되고 있어 가장 오래된 그림들이 발견되기 전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럼 교수는 “동료들이 관찰한 결과, 이 그림이 벗겨지는 현상이 놀라운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며, 현재 상황으로 볼 때 결국 빙하시대 인도네시아의 미술까지 파괴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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