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13일(현지시간) 가결한 가운데 상원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표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사진은 공화당의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가운데)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미국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13일(현지시간) 가결한 가운데 상원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표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사진은 공화당의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가운데)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내란 선동’ 하원 탄핵안 가결

공화 10명도 찬성… 당내 분열

바이든 취임 후 상원 재판 시작

매코넬 원내대표 이탈표 주목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13일(현지시간) 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두 번의 하원 탄핵을 당한 첫 대통령이란 오명을 얻게 됐다.

이날 미 하원은 퇴임을 일주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내란 선동’ 혐의를 적용, 전체 435석 중 절반을 넘긴 232명의 찬성으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에서는 민주당 의원이 222명으로 이미 과반을 넘기 때문에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여기에 공화당 하원의원 10명도 찬성표를 던져 주목을 받았다.

이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공직에서 물러난 미국 최초의 대통령이 될지 여부다.

◆퇴임 후 재판… ‘늦은 탄핵’ 의미는

탄핵은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하원에서는 탄핵소추안을 상정하고 통과시키며, 상원에서는 탄핵 대상자가 재판을 받게 된다.

미국 헌법(1조 3항)에서는 상원의 역할에 대해 ‘모든 탄핵을 시도할 수 있는 유일한 권한을 갖는다. 그 목적(탄핵)을 위해 앉을 때 그들은 선서를 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이 재판을 받을 때, 대법원장이 주재한다. 그리고 출석위원 3분의 2의 동의 없이는 그 누구도 유죄판결을 받지 않는다’라고 적시했다.

이날 CNN방송,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상원에서는 1868년 앤드류 존슨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싸고 처음 만들어진 탄핵 관련 규칙이 있다. 이는 1986년에 갱신됐다.

규칙은 다음과 같다. 상원의원들은 의사진행 전에 선서를 한다. 논쟁과 반박에는 정해진 시간이 있으며 하원과 트럼프 변호사들에 대한 상원의 모든 질문들은 서면으로 제출돼야 하고 대법원장이 읽어야 한다.

상원에서 치러질 탄핵 재판의 시작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이후에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즉각 재판을 요구하는 민주당의 요구를 거부하고 오는 19일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에 상원의원들을 복귀 시키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한 후에야 탄핵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탄핵 재판에서 유죄 판결의 주된 형벌은 퇴임이지만 트럼프는 이미 퇴임한 이후이므로, 상원의원들은 향후 그의 대선 재출마를 금지할 수 있는 투표를 할 수 있다. 또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연금과 전 대통령이 받는 이후의 특권을 잃을 수 있다.

◆내란 선동 vs 표현의 자유

상원 재판에서 하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주장은 무엇이 될까.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란 선동’ 소추 조항을 승인해 결의했는데, 이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공격하기 직전 수천명의 지지자들에게 한 연설에 초점이 맞춰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판에서 자신의 발언이 수정헌법 제1조에 의해 보호 받는 표현의 자유였다며 지지자들에게 ‘싸우라’고 말했지만 이는 문자 그대로 폭력을 요구한 게 아니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 탄핵 표결 직후 한 영상을 통해 “매우 명확히 하고자 한다. 나는 우리가 지난주 목도한 폭력을 명백하게 비난해 왔다”며 “집단적인 폭력은 내가 믿는 모든 것, 그리고 우리의 활동이 지지하는 모든 것과 반대된다”고 반박했다.

[워싱턴=AP/뉴시스]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13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서명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워싱턴=AP/뉴시스]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13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서명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오늘 하원은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라고 하원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평가했다.

◆첫 번째 탄핵과 다른 점: 공화당

2019년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한 권력남용 및 의회방해 혐의로 하원에서 결의한 첫 번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실패했다.

당시 상원에서 밋 롬니 의원을 제외한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지며 단일대오를 유지했었기 때문이다.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유죄로 판결하려면 상원 100명 중 3분의 2인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후 상원 내 공화당-민주당 의원은 50명씩이다. 이는 상원 전원이 투표에 참여할 경우 17명의 공화당원이 트럼프를 유죄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두 번째 탄핵이 이전과 다른 점은 이제 공화당이 분열됐다는 데 있다.

가디언은 “지난 번 민주당이 트럼프를 탄핵했을 때와는 달리, 이 움직임에 대한 초당적 지지는 더 높다”며 “(첫 번째 탄핵이) 완전히 정당 노선 투표였던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하원에서 공화당 10명이 트럼프 탄핵에 찬성하면서 공화당 의원들의 선택에 초미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앞서 공화당 상원의 수장인 맥코넬 원내대표가 “트럼프가 탄핵 당할 위기에 처했다며 이 과정을 통해 당이 대통령과 깨끗이 결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가 있었다.

맥코넬은 이날 동료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이는 그가 트럼프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는 것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만약 맥코넬이 트럼프에 대한 유죄 판결을 결정한다면, 그는 필요한 16명의 다른 공화당원들을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코넬의 결정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으로는 첫 번째 탄핵 때와 크게 다를 게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약 140명의 공화당원들이 트럼프가 패배했다는 선거인단 투표 인증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여전히 트럼프를 옹호하거나 입장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화당 하원의원 10명이 트럼프 탄핵에 찬성한 반면, 197명은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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