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티앤씨 터키스판덱스 공장 전경. (제공: 효성)
효성티앤씨 터키스판덱스 공장 전경. (제공: 효성)

VOC 중심 경영 효과 ‘톡톡’… 새로운 판로 개척

글로벌 섬유 시장 빠른 회복세… 공급은 ‘부족’

효성티앤씨, 터키·브라질에 1000억원 대규모 증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은 위기 속 새로운 가능성과 시장을 모색 중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VOC(Voice of Customer) 중심의 경영철학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친환경으로 효성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며 신사업을 통해 코로나 위기의 파고를 넘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효성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인 스판덱스 등 섬유부문을 중심으로 3분기 누적 매출액 3조 6954억원, 영업이익 1365억원을 달성해 효성그룹 계열사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스판덱스 함량이 높은 의류 및 마스크의 판매 증가가 효성티앤씨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고 일상복과 근무복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실내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고 가벼운 외출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이지웨어(easy wear)’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이지웨어는 정장 등의 포멀한 스타일의 의류보다 편안한 착용감을 중시하기 때문에 의류 1벌 당 스판덱스 함량이 높다. 이지웨어 중 스판덱스 함량이 가장 높은 의류는 레깅스인데, 레깅스 1벌 당 스판덱스 함량은 15~20%로 일반의류의 약 3배 이상이다.

또한 코로나 시대의 필수품인 마스크의 이어밴드 부분과 패션마스크에도 스판덱스가 쓰인다. 효성티앤씨는 운동복 전문 브랜드 ‘안다르’와 리업페이스 마스크를 만들었다. 리업페이스 마스크는 출시 사흘만에 3만장이 완판됐고, 15만장 추가 주문이 이뤄졌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글로벌 섬유 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글로벌 시장의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조현준 회장은 이와 같은 글로벌 시장 재고 부족을 대비해 어려운 시기에 역발상적 투자를 결정해 국가경쟁력과 산업활성화에 기여하는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말 한 달 새 총 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증설을 단행했다. 터키에 600억원, 브라질에 400억원을 투자해 2021년까지 생산능력을 각각 2만 5천톤, 1만톤 확대한다. 이번 증설로 회복 중인 750조원 규모의 글로벌 섬유 수요를 충족시키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사내에 ‘패션디자인센터’를 설립해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고객이 원하는 바를 소재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의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원사 업체에서 패션트렌드까지 제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글로벌 시장의 인식 변화와 유럽 탄소세 도입으로 섬유 단계에서부터 친환경을 찾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친환경 섬유 판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브라질, 인도, 베트남, 터키 등 대륙별 생산거점 네트워크도 효성티앤씨만의 강점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 3일 창립기념사에서 “고객친화적 경영과 데이터중심 경영으로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지속가능한 기업, 백년효성을 이뤄나가자”고 밝힌 바 있다. 효성그룹은 세계 무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다수의 제품과 끊임없는 R&D와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소재시장을 한국 중심으로 재편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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