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1.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1.13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월성원전에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누출됐다고 주장하면서 여야의 정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환경특별위원회·탄소중립특별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며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조치였음이 확인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8일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원전 인접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겠다”며 “주민들이 요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들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도록 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20~30년 동안 가동해온 노후 원전의 총체적 문제가 드러난 사건이며 수명을 다한 원전은 아무리 고친다 한들 새것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인접지역 주민들의 몸속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고 있으며 삼중수소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방사성물질”이라며 “한수원의 대책은 땜질식에 불과하고 원전안전을 책임지는 원안위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 대책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 대책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13

이와 관련해 과학계에서는 삼중수소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이라는 게 기본 상식이며 우리나라 땅에 떨어지는 자연 삼중수소만 해도 130 테라베크렐(TBq)에 달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이 탈원전도 모자라 탈과학에 나서는 것이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안위와 한수원도 “월성 원전에서 삼중수소가 누출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월성 원전에서 검출된 삼중수소는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기체상태로 배출되는 삼중수소가 빗물 등 강수에 씻겨 다시 바닥에 가라앉은 것으로, 원전 외부로 누출되지 않았다는 것.

정재훈 한수원 사장도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의견도 삼중수소 유출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수원 노조는 “여당이 검찰의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를 피하기 위해 정치적 물타기를 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경북 경주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는 이유로 감사원을 강력 비판한 여권을 향해 “과학적 사실이 아닌 일부의 주장을 침소봉대해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회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여러 여당 정치인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삼중수소 검출량이 기준치를 18배 초과라는 것도 가짜뉴스“라며 “시설 내부의 고인 물과 정제된 배출수는 애초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감마 핵종이 검출된 적도 없어 삼중수소 누설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광우병 시즌2가 시작됐다”면서 “여당은 원전 국정농단 행위를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조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여야의 첨예한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 월성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맥스터. (출처: 뉴시스)
경주 월성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맥스터.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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