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5.5%, 이낙연 14.1%
호남서 李지사와 근소한 차이
사면론 이어 이익공유제 띄워
외연 확장에 성공할지 관심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 대표로서의 지지세를 동력으로 삼아 대권주자로 직행하려는 이 대표의 행보에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이 대표와 또 다른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최근 지지율 격차는 10%p 이상 벌어졌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9~11일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를 13일 발표했는데, 이 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각각 25.5%와 23.8%를 기록했다.
반면 이 대표는 14.1%에 그쳤고, 이 지시와 윤 총장과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이 대표는 부산·울산·경남(8.8%)과 대구·경북(9.3%), 강원권(6.7%)에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20대의 지지율도 7.4%에 그쳤다.
이처럼 이 대표의 최근 지지율은 이 지사나 윤 총장에게 밀리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당 대표와 대권 주자를 분리하는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오는 3월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결국 이 대표의 지지율 하락은 가장 큰 고민 지점이다.
이 대표는 앞선 조사에서 최대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29.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이 지사(26.4%)와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호남 민심이 출렁이는 배경에는 이 대표가 새해 벽두에 꺼낸 전직 대통령의 사면 카드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사면 카드는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대를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많았다.
하지만 당내 의원과 지지층의 반발에 직면한 데다, 사면 권한을 쥔 문재인 대통령은 사면에 대해선 이렇다 할 언급이 없었다.
신년사를 통해 사면을 언급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사면과 연결할 수 있는 ‘통합’이란 단어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국민여론 역시 국민통합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문 대통령이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면에 대해 언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사면 카드가 큰 동력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거기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민형배 의원은 이 지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호남 출신이자 친문(친문재인) 의원이 이 지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 의원은 광주매일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크게 다른 주자들이 없기 때문에 이 대표와 이 지사, 두 분만 놓고 판단하자면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 이 지사의 행보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코로나19 이익공유제를 제안했지만, 이 역시 당내 반발이 불거졌다.
이 대표는 이익공유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한 듯 “민간의 자발적 참여로 추진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목표설정, 이익공유 방식 등은 강제하기보단 민간의 자율적 선택으로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이익공유제’에 대해 취지는 공감한다. 그러나 ‘자발적 참여’는 실효성의 담보가 안 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압박 또는 관제기부의 위험도 있다. 이익 또는 손실의 산정도 형평성 시비 논란이 생길 여지가 크다”면서 “그것보다는 ‘부유세’ 또는 ‘사회적 연대세’ 방식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이 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호남이 지역구인 민주당의 한 의원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사면을 언급한 건 잘했다고 본다”면서 “다만, 주택문제를 강하게 치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