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11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개 행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11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개 행사를 하고 있다.

민주당, ‘내란 선동’ 탄핵 결의

“해임되면 연금·경호 끝” 주장

상원서 탄핵 가결된 사례 없어

대부분 불분명… 추가 투표 必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민주당이 11일(현지시간)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결의안을 발의했다. 탄핵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지지 시위대의 의회 난입 직전 연설에서 의사당에서 무법 행위를 권장하는 발언을 하고 ‘내란을 선동했다’는 혐의가 적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된 건 지난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미 대선에 외국정부의 개입 유도 의혹)’ 이어 두 번째다. 재임 중 탄핵 심판에 두 번이나 오르는 건 미국 역사상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앞서 트위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된다면 2024년 대선 출마 자격을 잃게 된다는 주장의 글이 20만번 이상 공유되고 72만번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 트윗에는 1)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생애 동안 받을 수 있는 연금 20만 달러를 잃는다 2)연간 100만 달러 규모의 여행 보조금을 잃는다 3)비밀경호국의 경호도 탄핵과 함께 사라진다 4)2024년 대선 출마 자격 상실 등의 주장이 적혀있다.

과연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거나 불분명한 내용이 더 많다. 

이날 CNN방송은 미 상·하원에서 탄핵안을 가결 처리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 자격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연금 권한 박탈은 사실이다. 다만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데 이어 상원에서 가결해야 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상원에서 가결이 안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떠한 혜택도 거부당하지 않는다.

2) 여행 보조금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평생 비밀경호국의 보호를 받는 퇴임 대통령들은 100만 달러의 여행 수당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100만 달러의 여행 보조금 혜택을 받은 전례 또한 없다.

3) 비밀경호국의 보호 상실은 불분명하다.

4) 차기 대선 출마 금지는 사실이 아니다. 상원이 트럼프를 대통령직에서 금지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에 대한 추가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1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 앞에서 한 시민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경찰은 보수단체 시위에 대비해 울타리를 치고 시위에 대비했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1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 앞에서 한 시민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경찰은 보수단체 시위에 대비해 울타리를 치고 시위에 대비했다.

◆ 대통령 연금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고 해도, 상원까지 가결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금을 잃지 않을 것이다. 현재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한 하원에서는 소추안의 통과가 예상되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 관문까지 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직 대통령들은 퇴임 후 상당한 연금을 받는다. GoBanking Rates에 따르면, 지미 카터,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연간 20만 5700달러(약 2억 2616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만 7800달러(2억 2843만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비슷한 액수를 받을 것이다.

◆비밀경호국 보호

트럼프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면 비밀경호국을 잃게 될까. 명확하지 않다. 두 가지 관련 법률이 있지만 누가 ‘전직 대통령’으로 간주되는지 서로 다른 표현을 썼기 때문이다.

‘전 대통령 법’에서는 상원에서 파면당한 대통령은 특정 특혜에 있어서 전 대통령으로 대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2013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서명한 또 다른 ‘전직 대통령 법’에서는 전직 대통령을 특별한 방법으로 정의하지 않고 이들에 대한 평생 비밀경호국 보호를 단순히 승인하고 있다. 해임된 트럼프가 평생 비밀경호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할 때 연방정부와 법원이 어떤 정의를 사용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여행 보조금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에 100만 달러의 여행 수당을 받지 못한다. 여행 수당은 비밀 경호국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전직 대통령들만을 위한 것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대로 임기를 마치고 나서 비밀경호국의 보호를 받아들인다면, 그는 100만 달러의 경비와 여행 수당을 받을 수 없다.

◆2024년 대선 출마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지인들에게 차기 대선 재출마 의사를 지속적으로 나타냈다.

상원에서 소추안 통과가 된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에 대선 출마하는 것을 막을 순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를 막기 위해서는 상원에서의 추가 투표가 필요하다. 이때에는 향후 대통령직 실격 여부를 묻는 단순 과반수 투표로 직행할 수 있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이 상원에 의해 공직에서 물러난 적이 없고, 판사만 향후 공직에서 실격된 사례가 있어 투표 후에도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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