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에 시설폐쇄명령서가 부착돼 있다. (출처: 연합뉴스)
11일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에 시설폐쇄명령서가 부착돼 있다. (출처: 연합뉴스)

운영중단 명령에도 11일 새벽

200명 참석한 대면 예배 강행

폐쇄 조치 반발, 집행정지 소송

“헌법의 종교자유 어긋나는 조치”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종교의자유를 내세우며 정부의 방역 지침을 무시하고 대면 예배를 강행해 온 부산 세계로교회가 결국 폐쇄 당했다.

부산 강서구는 11일 세계로교회에 시설 폐쇄 명령 공문을 전달하고 교회 정문과 출입문 등에 별도의 행정 명령이 있을 때까지 시설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앞서 세계로교회는 비대면 예배 지침을 무시하고 새해 첫 주말인 지난 3일 주일예배를 강행해 사회적 비판을 받았다. 당시 예배에는 1000여명의 신도들이 참석했다. 이 교회는 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6일 수요예배를 진행하고, 10일 또다시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주일예배를 강행했다. 이 교회 담임인 손현보 목사는 “예배당이 폐쇄되면 우리 교회가 한국교회를 대표해서 정부 방역법에 행정소송을 걸겠다”고 주장해왔다.

강서구는 11일 0시부터 이 교회에 대해 운영중단 명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세계로교회는 신도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벽 예배를 강행했다. 이날 새벽 예배 설교에서 손 목사는 “오늘 예배를 드리고 나면 내일 교회가 폐쇄될 것”이라면서 “만약에 소송에서 지게 되면 무기한 폐쇄되기 때문에 언제 우리가 다시 이 자리에서 앉아서 예배를 드릴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부산 세계로교회 대면 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이 부르짖으며 통성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 (출처: 유튜브 캡처)
지난 10일 부산 세계로교회 대면 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이 부르짖으며 통성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 (출처: SegeroChurch 
유튜브 캡처)

그는 예배당 폐쇄 이후에도 각 직분자들과 교역자들이 맡아 ‘카타콤 예배’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카타콤 예배는 구역예배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손 목사는 “우리 교회가 폐쇄되면 즉각적으로 카타콤 예배로 전환된다”며 “직분자들과 교역자들은 엄청난 부담을 짊어져야 하지만 이때가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헌신할 때임을 잊어선 안된다. (교회 폐쇄)이것은 우리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부 방역 수칙에 반발해 대면 예배를 강행하다 적발된 건 세계로교회 뿐만 아니다. 부산 서부교회 역시 12일 0시부터 시설 폐쇄 명령을 받았다. 이 교회는 지난해 8월부터 총 10여차례 대면 예배를 강행해 그간 지자체로부터 9번 고발 조치를 받았다. 그럼에도 대면 예배를 강행해 7일 운영중단 조치를 받았지만, 10일 신도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면 예배를 열었다.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11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교회 폐쇄 명령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 캡처)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11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교회 폐쇄 명령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 캡처)

세계로교회는 폐쇄 처분을 받은 당일 오후 부산지방법원에 ‘교회 폐쇄 명령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행정소송엔 서부교회도 동참했다.

또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는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 등 전광훈 목사를 지지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집회에 참석해왔던 목회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교회 시설 폐쇄 명령은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에 어긋나는 조치”라며 “종교의자유에서 예배는 생명이고 교회의 목적은 예배”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비대면 예배 지침에 반발하는 개신교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대면 예배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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