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41명으로 집계된 25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신발 위에 핫팩을 올린 채 발을 녹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신발 위에 핫팩을 올린 채 발을 녹이고 있다. ⓒ천지일보DB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진료소 현장

공격적인 선제 검사위해 운영지속

의료진 “하루 200명 꾸준히 검사”

검사 대기자 “추운날씨에도 고생”

“의료진과 관계자들에 감사 드려”

[천지일보=홍보영 인턴기자] 양손에 핫팩을 1개씩 들고 연신 흔들었다. 입김이 마스크 위로 뿜어져 나와 뿌옇게 된 페이스 커버. 휴지로 닦고 또 닦는다. 검진표를 작성하는 곳. 구청관계자에 앞에 줄선 검사 대기자들. 관계자는 다시 핫팩을 2~3번 세게 쥐었다 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북극발 최강한파가 몰아닥쳐 서울에 35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한 지난 8일 이후에도 추위는 여전히 지속됐다.

최저기온이 -9도까지 내려간 11일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진료소에선 의료진과 업무팀들이 추위와 총성 없는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다소 꺾인 듯 보이지만 아직까지 긴장감을 늦출 상황은 아니다.

최근 1주일(6~12일)간 신규 확진자 수는 838명→869명→674명→641명→664명→451명→537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규 확진자 수는 일평균 668명꼴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632명으로 낮아졌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지역사회 감염위험이 아직 상존하고 있다”면서 “특히 확진자의 감염경로 중 조사 중인 비율이 26.2%로 접촉자 파악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지역사회 내 숨은 감염원이 존재함에 따라서 이에 따른 지역사회 전파 위험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공격적인 선제적 검사를 통해 무증상·잠복 감염의 전파 고리를 끊고 확산세를 막기 위해선 임시 선별진료소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18명으로 집계된 14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추운 날씨 탓에 핫팩을 손에 쥐고 있다.ⓒ천지일보 2020.12.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추운 날씨 탓에 핫팩을 손에 쥐고 있다. ⓒ천지일보DB

검사절차를 안내하던 간호사와 구청관계자들은 두꺼운 패딩을 입고 방호복을 껴입었지만 추위는 여전했다. 두꺼운 장갑이나 핫팩도 추위와의 싸움에서 무기가 될 필수품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들이 쉴 수 없는 이유는 검사자들이 계속 있고 또 이같이 검사를 해야 공격적인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장갑을 여러 겹 끼고 근무하던 김우진(26, 여) 간호사는 “지난주에 추위로 단축됐던 임시 선별진료소의 운영시간을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시간이 단축되거나 정상 운영이 돼도 일하는 양이 크게 다르지 않다. 검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의 수가 약 200명으로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11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된 당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누가 누구를 어떻게 감염시켰는지 역학조사도 버거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임시 선별진료소 설치 이전엔 ‘익명 검사’도 불가능해 노출을 꺼리는 이들이 검사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조기에 파악이 쉽지 않은 ‘무증상·경증’ 확진자를 찾아내기 위해 작년 12월 14일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수도권 150여곳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대대적인 선제 검사에 나섰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매서운 세밑 한파가 찾아온 30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핫팩으로 손을 녹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핫팩으로 손을 녹이고 있다. ⓒ천지일보DB

임시 선별진료소에선 휴대전화 번호를 제외한 다른 정보는 수집하지 않는 ‘익명 검사’도 할 수 있다. 또한 방역당국에서 파악한 역학적 관계성이 없고, 코로나19 증상이 없어도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그 결과, 임시 선별진료소는 11일 기준 92만 9147건의 검체를 검사해 2776명의 확진자(검사 대비 확진자 비율 0.30%)를 조기에 발견했다. 2700여명에 달하는 확진자를 발견해낸 것이다. 임시 선별진료소의 역할이 이토록 중요하기에 한파에도 쉴 수 없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이유용(28, 남)씨는 “검진을 받기 전 대기하는 순간에도 추워서 자리를 빨리 떠나고 싶었는데 밖에서 안내하고 업무를 보시는 관계자들이 정말 고생이 많다”며 “의료진과 업무보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수진(29, 여) 간호사는 “지난달 21일에 합격해 자격조건이 됐고 그때부터 일을 시작했다”면서 “주위에 가족들이나 지인들이 혹시나 코로나19 전염돼지 않을까 염려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진은 현재 중구보건소와 시청 임시 선별진료소,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진료소를 돌아가면서 근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8일 절정에 이른 한파로 인해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진료소에 현장 지도 방문한 서양호 중구청장은 “추운 날씨가 계속될 것 같다”며 “현재 천막만 설치돼 있다. 추위에 노출된 코로나19 검사절차를 개선하고, 검진자 동선을 바꾸며, 실외 근무자를 실내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18명으로 집계된 14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추운 날씨 탓에 핫팩을 손에 쥐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추운 날씨 탓에 핫팩을 손에 쥐고 있다.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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