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국제기도원장 김진홍 담임목사와 교회 관계자가 지난달 20일 마스크를 벗은 채 주일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유튜브 진주국제기도원 김진홍 캡처) ⓒ천지일보 2021.1.11
진주국제기도원장 김진홍 담임목사와 기도원 관계자가 지난달 20일 마스크를 벗은 채 주일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유튜브 진주국제기도원 김진홍 캡처) ⓒ천지일보 2021.1.11

‘20명 이하 집합’ 기준 위반

타지역 목사 초빙 예배강행

목사 3명 등 29명 ‘집단감염’

참석자 180여명 전수검사 중

“방역수칙 위반행위 강력조치”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11일 경남 ‘진주국제기도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 29명이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목사와 관계자들이 예배 과정에서 마스크 미착용 등 방역수칙을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

진주시 등에 따르면 상봉동 소재 ‘진주국제기도원’(원장 김진홍 목사, 대한예수교 장로회)은 코로나가 창궐한 지난해 동안에 대면예배·기도회를 강행해왔다.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기간에 포함되는 지난달부터 이달까지도 타지역에서 초빙목사를 불러 오전부터 밤까지 예배와 기도회를 열었다.

올해 들어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남양주·부산 등 여러 지역의 관계자들이 예배와 기도회에 참석했으며, 그 결과 참석자 32명 중 기도원장 목사를 비롯한 29명이 집단으로 확진됐다.

확진자들 가운데 전날 확진된 50대 남성인 남양주 더사랑교회 담임목사 A씨와 부산에서 온 목사 B씨가 가장 먼저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1일 천지일보가 진주국제기도원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입수한 지난달 20일과 이달 7일 예배 영상에서 기도원장 김진홍 목사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기간임에도 시종일관 ‘노마스크’로 예배를 진행하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예배가 열린 기간은 방역특별 대책으로 예배 관련 최대 20명까지만 집합이 허용됐다. 그러나 화면에 보이는 신도들만 세어도 30여명에 달하는 데다 모두 좁은 실내공간인 예배당 안에 모여있는 모습이었다.

경남 진주국제기도원장 김진홍 담임목사가 지난달 20일 마스크를 벗은 채 주일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유튜브 진주국제기도원 김진홍 캡처) ⓒ천지일보 2021.1.11
경남 진주국제기도원장 김진홍 담임목사가 지난달 20일 마스크를 벗은 채 주일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유튜브 진주국제기도원 김진홍 캡처) ⓒ천지일보 2021.1.11

이 중에는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코와 입을 내놓는 ‘턱스크’뿐 아니라 마스크 한쪽을 풀고 귀에 걸치거나 아예 벗은 교인도 보였다. 단상 아래쪽에 무엇인가를 하러 나간 여성 기도원 관계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채였다.

김 목사는 시종일관 입을 크게 벌리고 주문 외우듯 쉴새 없이 말했다. 좁은 실내 공간에서 비말이 퍼지기 쉬운 환경이 됐다. 게다가 목사의 기도소리와 관계자의 시끄러운 악기 치는 소리, 찬양이 이어지자 한 교인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기고 마스크를 벗은 신도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무언가를 말하기도 했다. 그 앞의 한 아이는 가족을 따라온 듯 현란한 기도와 찬양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다른 일에 몰두했다. 아이까지 바이러스에 노출된 셈이다.

얼핏 보기에도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이 방역수칙 위반 의혹 예배·기도회는 지난 7일에도 열렸다. 진주국제기도원은 지난해 9월 이후 수십 차례 이러한 기도회를 이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배를 인도한 장본인인 김 목사는 CBS과 CTS 등 국내 유명 기독교방송에 설교영상을 매주 올리는 유명 목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도수 80여명의 이 기도원은 지난달 29일 수차례에 걸친 진주시 계도에도 대면예배를 고집하면서 비대면 경고조치에 이어 30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5일 또다시 20명이 넘는 신도들이 대면예배를 열자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조치됐으며 시설 방문이 차단되기도 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11일 경남 ‘진주국제기도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9명이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이날 시청 방역관계자가 기도원 주변에 출입 차단선을 설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11일 경남 ‘진주국제기도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9명이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이날 시청 방역관계자가 기도원 주변에 출입 차단선을 설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

이 기도원이 ‘노마스크’ 예배를 진행한 ‘특별방역 대책 기간’에는 모든 종교시설이 비대면 예배를 원칙으로 하며, 이를 위한 방송촬영 인원 포함 20명 이내 인원만 출입해야 했다. 또 모든 모임과 식사도 금지되며 정해진 방역수칙을 지켜야 했다.

이날 조규일 진주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방역수칙 위반행위가 확인되면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한다고 발표했다.

조 시장은 “앞으로 집합금지 등 행정명령 위반으로 인한 감염확산 시 법적검토를 통해 형사고발과 과태료 처분은 물론, 구상권 청구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겠다”며 “종교시설의 활동은 비대면으로 하고 특별점검을 통해 집중점검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방역당국은 예배와 기도회에 참석한 18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방문 사실을 숨기고 허위 진술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역학조사 진행에 애를 먹고 있다. 또 휴대폰 전원차단 등 검사를 거부하는 사례도 많아 전수검사와 역학조사가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시는 11일 0시를 기해 시설폐쇄 행정명령과 함께 기도원 방문자에 대해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이날 기준 진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완치자 189명을 포함해 총 313명, 자가격리자는 951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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