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여성 마날 알-셰리프는 유튜브에 사우디 여성 운전자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올린 혐의로 연행됐다가 몇 시간 만에 석방됐다.

[천지일보=김종철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 운전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여성 마날 알-셰리프는 직접 운전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페이스북과 유튜브 사이트에 올렸다는 이유로 지난 21일 당국에 연행됐다가 몇 시간 만에 석방됐다.

셰리프는 영상에서 “사우디 여성들이 운전을 배우도록 돕기 위한 자발적 캠페인”이라며 “누군가 심장 발작이라도 일으키면 누가 운전해주나”라며 여성 운전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셰리프는 사우디 여성들의 페이스북에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운전하는 법을 알려 주세요’라는 제목의 페이지를 개설하고 여성 운전 금지제 철폐를 촉구해 왔다.

그는 6월 17일 여성들이 거리로 차를 몰고 나와 대규모 운전 시위를 벌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에는 운전시위 동참을 약속하는 여성들의 댓글과 함께 전 세계 각국에서도 격려 메시지가 이어졌다.

사우디 정부는 여성에게 운전을 허용하면 남성 운전자 및 수리공 등 남성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져 도덕적 가치가 붕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자국 여성은 물론 외국인 여성의 운전도 금지하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사우디 여성이 인근 아랍국가에서 국제 운전면허증을 취득해 해당 국가에서 자유롭게 운전할 수 있는데도 유독 사우디 안에서 여성 운전을 금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의 종교 소식이 인터넷으로 전해지면서 종교계에서 행해지는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고 있다.

셰리프가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으로 사우디 종교계와 학계는 여성 운전 허용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해졌다. 사우디 여성단체들은 이번 일로 여성인권 신장을 요구하고 있어 여성 운전 허용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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