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총비서에 추대된 김정은. 이로써 김정은은 김일성, 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공식적으로 올랐다. (출처=노동신문, 뉴시스) 2021.01.11.
10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총비서에 추대된 김정은. 이로써 김정은은 김일성, 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공식적으로 올랐다. (출처=노동신문, 뉴시스) 2021.01.11.

北매체, 6일차 회의 내용 보도

김여정 후보위원도 탈락에 주목

조용원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상승

전문가 “당 개편, 효율성 제고·세대교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했다. 집권 10년차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가 열린 셈인데, 총비서 추대로 그의 유일 영도 체제를 보다 공고히 했다는 관측이다.

당초 당 직책 격상이 예상됐던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은 되려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빠져 관심이 쏠렸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조용원의 약진과 박봉주의 퇴진 등 세대교체도 확인됐다.

◆‘총비서’ 김정은… “명실상부 최고지도자”

11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전날 진행된 8차 당 대회 6일차 회의 내용을 전하며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일 당 규약을 개정해 기존의 당 위원장 체제를 5년만에 비서 체제로 되돌린 바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직함은 집권 초기 제1비서에서 2016년 국무위원장, 이번에는 총비서로 바뀌었다. 그가 총비서직으로 취임함으로써 명실상부 북한 최고지도자임을 명확히 했다는 분석이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어려운 처지와 맥락이 닿아 있는데, 이번 총비서 추대는 김정은 친정 체제 구축과 위상 제고와 맞물려 있다”면서 “앞선 위원장제는 각급별로 너무 직이 많아 격이 맞지 않은 면이 있었다. 최대 당면 과제인 경제난 극복을 위해서는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절대적인 권위 확보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고 진단했다.

정성장 미국 윌슨 센터 연구위원 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총비서직의 부활과 김정은의 총비서직 추대를 통해 유일영도체제를 강화했다”면서 “김정은이 비서제와 위원장제를 시험했다가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총비서’ 체제로 복귀한 것은 최고지도자의 유일독재에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관심을 모았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기존 직책이었던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빠졌고, 당 부장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조용원은 정치국 상무위원 등 요직을 도맡으며 권력 ‘서열 5위’로 올라섰다.

신 센터장은 “김여정이 당중앙위원회 위원을 제외하고 직위를 받지 못한 데는 김정은 1인 체제와 맞닿아 있다”면서 “실질적 2인자라는 등 관심이 자꾸 쏠리니 잠시 눈길을 돌리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 소장은 “김여정의 위상에 대해 성급히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고, 정 수석연구위원도 “김여정은 언제든 정치국 후보위원이나 위원직에 선출될 수 있고 김정은의 공개 활동을 상시 보좌하고 있어 공식적 지위가 갑자기 높아질 수도 있다”고 거들었다.

정치국 상무위원·당 비서 오른 조용원.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 자리에 오른 조용원이 지난 8일 제8차 당대회 4일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정치국 상무위원·당 비서 오른 조용원.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 자리에 오른 조용원이 지난 8일 제8차 당대회 4일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북한, 당 비서국 부활

북한은 당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정무국을 ‘비서국’으로 개편하고 기존 10명이었던 당 부위원장을 7명의 당 비서 체제로 전환했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5명을 유지했으며 위원은 상무위원을 포함해 19명, 후보위원은 11명이다. 또 당 중앙위원회 위원은 138명, 당 중앙위 후보위원은 111명이다.

이번 지도부 개편에선 기존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박봉주(1939년생) 당 부위원장과 기존 정치국 위원이었던 최부일(1944년생) 군정지도부장이 모든 당 직책에서 물러났다. 대신 1957년생 조용원이 박봉주 대신 상무위원에 올랐고, 최부일의 자리는 1954년생 오일정이 차지했다. 세대교체가 이뤘졌다는 평가다.

대미라인에서는 리선권 외무상이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유지했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다. 대남 문제를 총괄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은 통일전선부장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당 비서에서 탈락돼 대남담당 비서직이 없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전 통일전선부장이었던 장금철은 부장단 명단에서 빠졌다.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의 특징은 비서 체제 부활로 조직의 효율성 제고와 세대교체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소장은 “북한은 지난1966년까지 위원장제를 하다가 총비서제를 도입했다. 김정은이 집권 후 개혁 차원에서 위원장제로 바꿨더니 통치력의 한계, 리더십의 공백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다시 비서제로 환원했다. 당 시스템에 맞았던 데다 효율성 제고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신 센터장은 “이번 인사의 특징은 세대교체도 있다. 일례로 고령의 박봉주 부위원장이 물러났고 상대적으로 젊은 조용원이 파격 승진했다”면서 “또한 대남·대미 라인이 눈에 띄지 않은데, 위상 하락이라기보다는 당분간 국내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외교 문제는 언제든지 관심부에 놓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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