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지구촌 곳곳에서 종교 간 갈등이 확산되며 폭력 사태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다종교사회를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종교 간 갈등이 도를 넘어서는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통령소속 사회통합위원회가 마련한 7대 종단 학자 초청 ‘상생을 위한 7대 종교 간 대화’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패널 참석자들은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선 ‘종교 간 갈등 해소’라는 선행 과제를 반드시 풀어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종교 간 대화의 자리’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실속 없이 이상적인 말만 되풀이하는 대화에 대해선 경계를 드러냈다.

일부 패널은 각 종단이 대화를 통한 이해와 상생을 외치고는 있지만, 사실상 현장 어디에서도 그 말을 실천하는 이들의 행동을 찾을 수 없다면서 종교계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우리나라 종교계의 화두는 ‘자성, 소통, 상생’이라 할 수 있다. 각 종단이 걸어가고 있는 행보를 들여다보면 권력과 물질을 가까이 한 지난날의 잘못을 돌이키고 세속화되는 현상에 대해 철저한 자기반성과 뼈를 깎는 쇄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종단이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하지만 세인(世人)들은 종교인, 더 자세히 말하면 성직자들의 말과 행동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신뢰가 땅바닥에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성직자의 길로 나아가는 이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신뢰가 무너지면서 소통의 길도 막혀 버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상생도 할 수 없게 됐다. 지금은 세인들의 뇌리에 ‘종교’ 하면 떠오르는 것은 ‘종교 간 갈등, 대립, 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많은 이들이 ‘자기 교리만 맞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아집을 버릴 것’을 요구한다. 각 종단 경전의 가장 큰 가르침은 ‘사랑’과 ‘자비’이다. 최근 7대 종교단체들의 활동도 이에 맞게 달라지고 있다. 좋은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종교계가 하나 되어 사회와 종교의 문제를 다루고 해결한다면 국민도 뜻을 같이하리라 본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면 종교의 참뜻이 이 땅에 이루어질 것이다. 이제는 천주교도 불교도 이슬람교도 개신교도 대화의 장으로 나아와 소통과 상생의 길로 함께 걸어갈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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