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이승 가톨릭관동대학교 라파엘힐링사업단 단장/감염관리위생교육중앙회 회장

not caption

코로나19 집단 감염은 대개 밀접 접촉하거나 동일 공간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가족, 카페, 식당, PC방, 노래방, 직장, 학교, 교회, 교정시설이나 요양병원 등이 대표적인 장소이다. 필자의 앞선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감염병 중 호흡기계는 비말이나 비말핵, 소화기계는 식품 그리고 피부기계는 직접 접촉경로로 감염된다. 그러나, 감염병의 종류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밀접 접촉 혹은 동일한 공간에 함께 있으면 감염가능성은 높아지는데, 이 경우는 비말, 비말핵, 식품, 접촉 등이 모두 동시에 공통적으로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이나 지인들이 집 혹은 식당 등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에 우리나라는 외국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스푼이나 젓가락으로 찌개나 반찬 등 같은 음식물을 공유해 식사를 함으로써 식기와 음식을 통한 교차단감염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런 사례로 코로나19 감염 의심자의 자가격리 중 가족감염, 2020년 12월 충남 보령에서 베트남 유학생 집단감염, 2020년 12월 30일 서울 중랑구 교회 지하 집단 감염 등의 사례가 음식물을 통한 집단감염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 코로나19 질병통제 모범국의 칭송을 받는 주요 이유가 이른바 K방역이다. K방역의 주요 특징이 신속한 진단 및 결과, 적극 능동감시체계, IT나 IOT 기술 활용 빠른 확진자 동선경로 공지 및 추적, 신속하고 철저한 감염자 관리 및 우수하고 헌신적인 의료진 등 이외에 서구에서는 찾기 힘든 방역당국에 대한 국민의 전폭적인 신뢰와 적극적 지지, 그리고 국민 상호간 집단지성으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상호 격려 및 감시 등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장점과 특징의 K방역을 무력화시키는 위험요인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작년 내내 계속되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누적된 국민들의 만성적인 피로감, 피로감을 악용해 몰래 비밀 영업하는 유흥주점 등 뿐 아니라 심지어 타 지역 원정 서비스 이용으로 인한 ‘풍선효과’ 감염도 연출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너무나 안타깝게도 ‘방역저항(?)’ 혹은 ‘방역불복(?)’이 확산되는 추세이고, 이외에 방역당국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한 자각격리자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도 문제가 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작년 이후 계속 누적되는 동안 동시에 이와 비례해 누적 자가격리자도 동반 상승하게 마련이다.

매일 증가하는 누적 자가격리자 중 일부 몰지각한 격리자가 격리기간동안 자유로운 외부 접촉(?)이나 자유로운 생활(?) 등을 하는 것은 K방역을 무력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서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동양 특히 우리나라 국민의 방역당국에 대한 순종적인 자세 즉 외부적으로 눈에 보이는 집단 마스크 착용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타인이 안보는 상황에서 개인이나 자영업자의 자율인 규정 준수는 집단 규정 준수만은 못하는 듯해 일부 자가격리자 혹은 불법영업으로부터 발생하는 코로나 감염 확진자도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물론 자가격리자가 반드시 코로나19 확진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중 일부는 확진자가 되는 것도 분명하기에 주의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편, K방역을 허물게 하는 또 다른 요소가 있다. 집단감염 중 카페, 식당, 클럽, 직장, 학교, 교회 등이 주로 자율적인 출입(?)과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하는 장소라 한다면, 구치소 등 교정시설이나 요양병원 등은 외부로부터 일정하게 통제된 밀폐(?)된 장소이다. 최근 집단감염의 주요 장소로 지목된 이 교정시설이나 요양병원 등의 감염경로 동선파악은 훨씬 어렵게 생각된다. 그것은 일단 교정시설이나 요양병원에 있는 재소자나 입원환자의 면역력이 일반적인 상태로 보기 어렵고, 재소자, 입감자나 이감자 및 교도관, 입원환자, 방문자나 면회자 및 간병인, 음식물 감염, 직원전파 감염, 구치소나 요양병원의 환경위생 등 다양하고 복잡한 감염경로가 열려(?) 있고 또한 재소자 인권이나 간병체계 등의 문제가 종합적으로 관계되기 때문이다.

결국, 코로나19가 유행초기에는 K방역의 장점을 세계에 알려주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금은 전통적인 공동식생활문화, 비밀영업, 풍선효과 원정 서비스이용고객, 자가격리자의 도덕적 해이, 구치소나 요양병원 등의 시설이나 관리 및 인권이나 진료권 등의 민감한 이슈 등의 문제점 등 우리나라 사회체계의 총체적 민낯을 세계에 알려주게 됐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