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地球)는 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시한부 종말론으로 세계는 이전 같지는 않았으나 잠시 술렁이는 척은 한 것 같다. 미국의 기독교 라디오 선교회인 패밀리 라디오 설립자 해롤드 캠핑(90) 씨가 예언한 ‘5월 21일 지구의 종말 사건’ 때문이다.

그는 이미 1994년 9월 6일 휴거(携擧, 그리스도의 재림 때 진실한 믿음을 가진 자들이 하늘로 들려올라 감)를 주장한 바 있으며, 불발하자 날짜계산의 착오라며 얼버무리고 넘어갔다. 이번에는 또 뭐라고 할지 괜히 궁금하다.

120년의 기독교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또한 이 시한부종말론으로 몸살을 앓아 왔다.
대표적으로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다. 그는 1992년 유럽공동체(EC)가 시작이 되면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주장하면서, EC의 바코드가 요한계시록의 일곱 머리와 열 뿔 가진 짐승의 실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위 정통이라고 하는 장로교단으로부터 이단성 시비에 휘말리자 결국 공개사과를 하고 일단락됐다. 그 뒤를 이어 수많은 시한부종말론자들이 한국 교계를 어지럽혀 왔던 게 사실이다.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이는 하나님이라고 한다.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믿는 종교가 바로 기독교이다. 그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이 믿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지구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로 보아 하나님을 믿지 않는 곳이 아닌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 기독교세계에 필시 하나님을 싫어하고 대적하는 악(惡)의 존재와 하나님 편에 있는 선(善)한 존재가 함께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나님이 기록한 성경 66권 그 어디에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만물을 끝낸다는 기록은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있다면 더럽혀진 만물을 새롭게 한다는 기록은 있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진리는 살아있는데, 그 진리를 외면한 채 온갖 거짓에 물들어 혼돈 흑암한 가운데 분별력을 잃고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믿는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향해 “내 백성이 지식이 없어 망하는도다”라고 하며, 또 “너희가 성경도 하나님의 능력도 알지 못하고 오해하였도다”라고 한다. 그렇다. 다른 사람도 아닌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그들이 자기 아버지를 알지 못하므로 결국 망한다는 것이다.

한 번 더 풀어보면 아버지 즉, 하나님의 생각과 뜻과 계획을 알지 못하니 결국 하나님의 길이 아닌 곁길 즉, 지구의 종말이 온다는 등의 미혹된 길로 갈 수밖에 없고, 그 길의 끝은 멸망임을 종교는 말하고 싶은 것이다.

맹인(盲人)이라 하면 소경을 일컫는다. 그 ‘맹(盲)’자를 보면 ‘눈 목(目)에 망할 망(亡)’으로 눈이 망했다는 의미가 된다. 즉, 다른 사람이 아닌 하나님의 백성이 눈이 망가졌으니 하나님의 뜻을 보여 줘도 보지도 듣지도 못한다는 것이며, 그들을 가리켜 경(經)에서 이르기를 소경이요 귀머거리라 했던 것이다.

2000년 전 예수는 당시 종교지도자들인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을 향해 소경과 귀머거리라 했다면, 그들의 신앙이 어떠했는지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또 예수는 2000년이 지나 오늘날 깨달아 지켜야 할 새언약인 요한계시록을 통해 말씀마다 “귀 있는 자는 들으라”고 호소하고 있다면 깨달음이 와야 할 것이다.

후쿠오카 원전사고로 인해 원전 인근에서 귀 없는 토끼가 태어났다는 기사를 본 일은 있지만 모르긴 몰라도 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늘의 뜻을 듣고 깨달을 수 있는 영적인 귀를 갖기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오늘날 기독교에서 말하는 종말의 참된 의미는 그 시대에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 선민의 멸망을 말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 증거가 성경의 역사다. 아담의 시대가 범죄함으로 당대의 의인인 노아를 택해 당시 선민이었던 아담의 세계를 물로 멸망시켰고, 또 노아의 시대가 다시 부패해 죄를 범하므로 아브라함을 택해 언약하고 모세를 통해 그 부패한 노아의 세계 즉 가나안 땅을 멸망시켰던 것이다.

그 아브라함의 세계 또한 솔로몬 때 이방신을 섬기고 부패해 칠흑(漆黑) 같은 밤이 되자 약속대로 아들 예수를 보내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혈통인 그들을 끝냈으니, 그들이 곧 멸망 받은 ‘소경과 귀머거리’의 실체다.
이처럼 성경의 역사는 하나님이 시대마다 택한 백성과 맺은 언약 안에서 있어지는 선민사(選民史)임을 인지해야 한다.

즉, 인류의 멸망도 지구의 멸망도 아닌 당 시대 언약 안에 있는 선민의 불순종으로 인해 받게 되는 선민의 종말인 것이다. 그러나 그 멸망도 또 멸망 받는 가운데 있어지는 구원도 홀연히 이루어지는 것이니 그 누가 알 수 있었겠는가.

2000년이 지난 오늘날도 신약 안에 있던 선민 즉, 오늘날 기독교인이 불순종해 타락하고 부패했다면, 이 시대 또한 기독교의 멸망이 홀연히 내 앞에 다가오고 있다면,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아모스 선지자가 잘 예언했다.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라 했고,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라 했으며, 그 갈함도 주림도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과 기근임을 우리에게 깨닫게 하고 있다. 세상 적으로도 마실 물이 없고, 먹을 양식이 없으면 끝장나는 게 아닌가.

바로 오늘날 이 기독교 세계에 진정 마시고 먹을 물과 양식 즉, 영의 양식인 말씀이 없다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으며 곧 종말을 맞은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

결국 우리는 마실 물이 없는 바다같은 세상에서 먹을 물 즉, 생명수를 찾아 나서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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