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누리 인턴기자]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도를 기록하며 북극한파가 절정에 이른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노숙농성하는 사람들이 추위를 막기 위해 세워둔 피켓 사이로 돌아다니고 있다. ⓒ천지일보 2021.1.8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도를 기록하며 북극한파가 절정에 이른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노숙농성하는 사람들이 추위를 막기 위해 세워둔 피켓 사이로 돌아다니고 있다. ⓒ천지일보 2021.1.8

“무심한 청와대, 농성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경찰”

폭설 예보에 비닐 달라 해도 경찰 “눈 오면 부탁해라”

세월호 유족 “이렇게 노숙까지 해야하나 자괴감 들어”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청와대는 무심하고 무관심합니다. 윗사람이 그러니 아랫사람도 노숙 농성하는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아요. 치워야 할 쓰레기로 여기고 있죠.”

전국적으로 한파 특보가 확대되는 등 기온이 크게 떨어진 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만난 김우 권리찾기유니온 권유하다 활동가는 이같이 말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전하려 노숙 농성을 감행한 사람들이 두꺼운 패딩을 입고 핫팩을 흔들며 버티고 있었다. 중간중간 형광색 방한복에 귀마개를 눌러쓴 경찰들이 모여 있는 모습도 보였다.

“눈이 많이 내린다는 예보를 듣고 비닐을 달라고 했지만 눈이 오면 부탁하라고 하더니 결국 주지 않더군요. 고분고분하게 굴지 않았다는 이유로요.”

청와대 앞에서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의 복직과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노숙농성 17일차를 맞은 김 활동가는 몸을 꼿꼿이 세우고 말했다.

그 앞에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정년 내 복직을 요구하는 분홍색 플래카드를 바닥에 두고 바람에 날아가는 것을 막으려 초록색 핫팩으로 누르고 있었다. 단식·노숙 농성자의 상태를 살피는 희망버스 기획단은 근처를 오가며 손에 핫팩을 쥐어주기도 했다.

[천지일보=김누리 인턴기자]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도를 기록하며 북극한파가 절정에 이른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 노숙농성 중인 세월호참사 가족들이 피켓으로 바람을 막고 있다. ⓒ천지일보 2021.1.8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도를 기록하며 북극한파가 절정에 이른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 노숙농성 중인 세월호참사 가족들이 피켓으로 바람을 막고 있다. ⓒ천지일보 2021.1.8

“가장 힘든 것은 이렇게 노숙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자괴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약속한 것을 지켜달라는 것일 뿐인 데도요.”

정성욱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부서장과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은 진상규명을 위해 ‘자료를 유족들에게 공유하라’는 대통령의 명령을 요구하며 15일째 농성을 이어갔다. 피켓을 청테이프로 이어붙이고 바닥에 담요를 여러 겹 깔았지만 찬바람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정씨는 동반된 바람에 피켓이 날아간 일을 언급하며 “유족들이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밖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한 터라, 계속 이어가다가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냉장고에서 자는 것보다 더 추워요. 저번에 눈이 왔을 때는 막을 것이 없어서 지부 사무실로 피해있었어요.”

59일째 파업중인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 이진숙(64)씨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는 “50살이 넘은 우리로서는 농성도 농성이지만 생계도, 건강도 걱정된다”며 청와대에서 서둘러 노사 간의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도록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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