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6일 노동당 제8차 대회 2일차 회의에서 사업총화보고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6일 노동당 제8차 대회 2일차 회의에서 사업총화보고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당 대회 사흘째 진행

남북·북미 기조 윤곽만

구체적인 내용 공개 안해

“北실리 추구 가능성… 한계”

“법질서 강화, 김정은 체제 공고화”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원장이 3일차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대남문제를 고찰하고 대외관계 발전 방향을 천명했다.

북한이 대남·대미관계 기조에 대한 전체적인 윤곽을 드러낸 셈인데, 세부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예단할 순 없지만 ‘아직까지는 방향성 구축으로 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정은 “대남문제 고찰, 대외관계 확대”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 위원장의 전날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전하며 “김정은 동지가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를 고찰했으며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우리 당의 총적 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통신은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지 않았는데, 지난 2016년 7차 당 대회 당시 사업총화 보고를 마친 뒤 전문을 공개해 대남·대미정책 방향을 드러낸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단 북한이 신중한 입장인 것 같다. 현실적으로 출구가 없는 상황인데 그렇다고 꼬리를 내리기는 싫고 ‘원칙적인 선언’”이라면서 “당 대회는 당장 실제적인 뭔가를 내놓는 게 아닌 기본적인 구도, 즉 전략을 마련하는 자리다. 일반적인 방향성만 정해놓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도 “이미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당 창건일에 ‘여건이 되면 남북이 손을 맞잡자’고 유화 메시지를 냈다. 원론적인 얘기”라면서 “또한 북미문제는 바이든 신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협상의 문을 닫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바이든이 어떤 정책을 들고 나올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그간 기치를 내세운 건 자력갱생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대로 당 대회를 계기로 현실적인 실리를 취할 가능성은 있다”면서 “물론 대남문제를 얘기하고 외부와의 협력을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핵문제 등에 관한 근본적인 생각과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7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제8차 대회 3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8일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7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제8차 대회 3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8일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법질서 중요성도 강조

이날 보고는 법질서를 세우기 위한 투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악의 경제난 속 주민 다잡기에 나선 분위기다.

통신에 따르면 3일차 보고에선 국가 관리를 개선하고 법무 사업, 법 투쟁을 더욱 강화해야 할 현실적 요구를 강조하면서 우리 인민의 생명이고 생활인 우리 국가사회 제도의 우월성과 위력을 높이 발양시키기 위한 실천적 방도들에 대해 제기했다.

교육, 보건, 문학예술을 비롯한 사회주의 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개화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방향과 방도들을 제기하고 비사회주의적 요소들을 철저히 극복하는 데 중요한 문제들을 언급했다.

또 문화건설을 다그치기 위한 지난 5년간의 사업 과정에 발로된 부족점과 교훈을 심도 있게 분석·평가하고 교육·보건·문학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이외에도 당 사업에 내재한 편향을 바로잡기 위한 방도를 제기하고, 청년동맹을 비롯한 근로단체가 사명과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지적했다.

문 센터장은 “법질서 강화나 비사회주의적 요소 배격 등은 결국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일탈행위 처벌이나 외부의 문물, 사상을 철저히 차단해 권력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가운데 대남·대외관계를 확대한다는 것은 상당히 역설적이다. 외부와의 소통은 막고 지원은 받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할 수 있을 지는 쉽지 않은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날 대회가 계속된다고만 밝혀 사업총화보고는 전날로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생일로 알려진 이날부터는 사업총화 결론과 결정서 채택, 노동당 규약 개정, 지도기관 선거 등의 일정이 이어질 텐데,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대남·대미 메시지 김 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의 지위 격상 여부 등이 알려질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7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제8차 대회 3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8일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7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제8차 대회 3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8일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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