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달라지는 증시제도에 동학개미 열풍 이어가나
재정정책 확대로 유동성 장세와 삼성전자 등 기업 호실적 주가에 좋은 영향
-핵심요약-
◆ISA 인기 장기투자 되나
올해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상장주식 투자가 가능해졌고, 가입대상도 소득이 없어도 19세 이상 국내거주자면 된다. 15~19세 청소년도 소득이 있다면 가능하다. 이에 장기투자의 수단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거래세 올해부터 인하
증권거래세가 올해 양도한 부분부터 소폭 인하된다. 이중과세 논란에 폐지 목소리가 거셌으나 정부는 인하시기만 올해부터로 앞당겨 시행하게 된다.
◆공모주 개인물량 배정 확대로 열기 이어질듯
작년 청약 열풍을 일으킨 공모주가 개인 투자자 활성을 위해 배정 물량이 20%에서 최대 30%까지 확대된다. 또한 올해도 대어급들이 상장을 예고해 공모주 청약열기에 계속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해 열풍을 일으켰던 ‘동학개미운동’이 마침내 코스피 3000시대를 맞도록 했다. 새해에도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으며, 주식이 가장 유망한 투자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정부의 계속된 부동산 규제가 주식투자로 이동하도록 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3차 확산세에다 변종 바이러스까지 발생해 경기는 어둡지만 주식시장은 활황이 유력한 분위기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0.5%를 수개월째 동결하면서 시중에 막대한 돈이 풀려 있어 ‘빚투(빚내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올해부터 새롭게 달라지는 주식 관련 제도들이 주식투자를 더욱 북돋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정정책의 확대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의 실적이 좋게 나타나면서 주가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5G나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클라우드 기업들의 대규모 수요가 증가하는 등의 이런 요소가 있어서 향후 주가는 10~20%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ISA 가입대상·투자범위 확대
우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활성화를 위해 가입대상이 확대되고 상장 주식을 담을 수 있게 된다. 이에 ISA가 유력한 장기 투자 수단으로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ISA는 예·적금이나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할 수 있는 절세 통장이다. 계좌 내에 들어 있는 상품의 손익을 통산해 만기 인출 시 200만원(서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
ISA는 신탁형과 일임형이 있는데, 신탁형은 투자 상품을 투자자가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고, 일임형은 투자자가 금융사의 모델포트폴리오(MP)를 선택하면 금융사가 운용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일임형의 비중이 크다. 직접 주식투자가 어려운 사람들이 택하는 간접투자의 한 방법인 것이다.
이런 ISA가 가입대상이 기존 농어민, 소득이 있는자에서 19세 이상 국내 거주자로 확대됐다. 근로소득이 있는 경우는 15∼19세도 가입이 가능해졌다. 즉 청소년과 주부까지 가입 대상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계약기간도 종전 5년에서 3년 이상으로 완화됐고 계약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계약기간 경과에 따라 투자금 납입한도를 이월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종전까지는 만기가 5년인 데다 단축이나 연장이 안 되다 보니 5년간 자금이 꼼짝없이 묶인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만기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ISA는 매년 2000만원씩 5년간 1억원까지 납입 가능하고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200만원(급여 5000만원 이하 가입자는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9.9% 분리과세 된다.
또한 이월 납입도 허용된다. 예를 들어 납입 한도가 연 2천만원인데 1천만원을 납입했다면 이듬해에는 전년도 한도에서 이월된 1천만원을 합해 총 3천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다. 특히 정부가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 부여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ISA가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대종 교수는 “워낙 현재 저금리이기 때문에 일반 적금이나 예금보단 ISA 장기투자를 하는 것도 좋은 투자방법이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세 단계별 인하
지난해 금융세제 개편을 통해 증권거래세율이 낮아진다. 주식 양도소득세까지 매기기 때문에 ‘이중 과세’라며 증권거래세 폐지 목소리가 있었지만 정부는 단계별 인하를 택했다. 올해 1월 1일 양도한 부분부터 인하가 적용되는데 코스피는 0.1%에서 0.08%로 낮아지고, 코스닥은 0.25%에서 0.23%로 낮아진다. 코넥스는 0.1%로 기존 수준이 유지된다. 비상장·장외거래도 0.45%에서 0.43%로 인하된다. 2023년부터는 코스피는 0%(농특세 0.15% 유지)로 더 낮아지며 코스닥은 2023년 0.15%까지 낮아진다.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범위는 올해 시가총액 합계 10억원 이상이 유지되며, 논란이 됐던 가족합산도 유지된다. 당초 올해 기준금액이 3억원으로 낮아질 예정이라 가족합산은 개인별로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무산됐다.
이에 기준금액을 3억원으로 낮추는 대신 10억원을 유지한 것이다. 대주주 판단 기준일이 전년 연말이기 때문에 양도세를 피하려는 개인들이 대체로 12월에 물량을 많이 처분하는데, 대주주 기준이 10억원을 유지하기로 하자 작년에는 2007년 이후 13년 만에 개인들이 12월 순매수를 했다.
◆개인 투자자 공모주 배정물량 확대
작년 청약 열풍이 일었던 공모주에 대해서도 개인 투자자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일반 청약자 배정 물량이 20%에서 최대 30% 수준까지 확대된다. 또 비례방식으로만 했던 배정 방식에 균등 방식을 도입해 소액 투자자들의 배정을 늘린다. 비례방식은 그간 경쟁률이 높은 청약에서 단 몇 주라도 배정받기 위해 거액의 증거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존재했다. 균등방식을 도입하면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모든 청약자에 대해 동등한 배정 기회가 부여된다.
작년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로 이어졌던 청약 열풍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가장 큰 활기를 띠었다. IPO 시장에서 전년도보다 3배 많은 약 300조원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게임업체 크래프톤, 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이 독립한 LG에너지솔루션 등이 IPO를 추진하고 있어 올해 IPO 시장 열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김대종 교수는 “빚투를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위험성이 적은 IPO 공모주 청약이다. 공모주 청약의 경우 1천명 이상에게 주식을 나눠줘야 하는 상장요건으로 인해 보통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준다. 저렴하게 안 줄 경우 공모주 청약이 잘 안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장 후 5일 안에는 매도할 것을 김 교수는 당부했다. 이유는 상장 후 시초가 이상을 오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김 교수는 아무 종목이나 청약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장외거래 시세를 파악한 후 그보다 낮은 가격의 종목에 대해 청약에 참여할 것을 권했다. 장외거래 시세는 주식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www.38.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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