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5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개막했다고 6일 보도했다. 2021.1.6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5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개막했다고 6일 보도했다. 2021.1.6

김정은 측근 김여정·조용원 전면 등장

경제 분야 인사들 주석단 맨 앞줄에 배치

당대표 구성도 軍줄고 행정·경제 비중 늘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의 제8차 노동당 대회를 이끄는 집행부가 5년만에 대거 교체됐다.

집권 후 지난 10년 동안 이뤄져 온 ‘김정은식’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특히 이번 당 대회에서 군부 인사 보다는 행정·경제 관료를 중시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전면 교체… 10명만 자리 유지

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8차 당 대회 집행부 구성이 2016년 제7차 당 대회와 같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39명 총원은 그대로지만, 이 가운데 29명(74.4%)이 교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까지 자리를 지킨 인사는 김 위원장과 최룡해, 리병철, 김덕훈, 박봉주, 리일환, 김영철, 최부일, 오수용, 최상건 등 총 10명뿐이었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집행부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모두 정치국 후보위원이기도 하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해 대미·대남 담화를 발표하는 등 국정 전반에서 사실상 2인자 역할을 수행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만큼 이번 당 대회에서 그에 걸맞게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있다.

조 제1부부장은 지난 7차 당 대회 당시 집행부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주석단에 앉고 김 위원장과 귀엣말을 나누는 장면이 포착돼 주목을 받았다.

박정천 총참모장도 집행부에 신규 진입했는데, 그는 김 위원장의 신임을 받아 지난해 5월 군 차수로 승진한 데 이어 태풍 피해 복구 기여를 인정받아 5개월 만에 다시 원수 칭호를 부여받았다.

김 위원장이 각별한 애착을 갖고 있는 강원도당위원장 박정남도 이번 당 대회 집행부에 선출됐다. 박정남은 도당위원장으로는 이례적으로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수행단에 포함된 인물이다.

이 밖에 김덕훈 내각 총리, 박봉주 당 부위원장, 최상건 당 과학교육부장 등 경제·과학교육 부문 인사들도 포함됐고, 강윤석 중앙재판소장, 김명길 중앙검찰소장 등 사법기관 인사들도 이름을 올렸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노동당 제8차 대회가 5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고 6일 방송했다. 2021.01.06.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노동당 제8차 대회가 5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고 6일 방송했다. 2021.01.06.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김정은, 경제 도약 의지 내비쳐

이날 보도로 알려진 집행부의 면면이나 당 대회장 주석단 배치, 대표자 구성 등을 살펴보면 김 위원장이 이번 대회를 얼만큼 경제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자 하는지 그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당 대회 개회사를 통해 “경제 목표가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실패를 자인했음에도 박봉주 당 부위원장, 김재룡 당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 경제 분야 인사들을 주석단 맨 앞줄에 배치했다.

앞서 지난 7차 당 대회 당시 군부 인물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김 위원장의 바로 옆자리를 차지했지만, 이번엔 그의 왼편으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박정천 총참모장, 최부일 당 부장 다음에 김수길 총정치국장이 자리했다. 군 최고 정치기관인 총정치국의 위상 하락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당 대회에 참여한 대표자 구성에서도 확인된다. 전국 각급의 대표자 구성의 경우 지난 당 대회 당시 719명이었던 군인 대표는 408명으로 줄었지만, 행정·경제부문 대표는 423명에서 810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조성렬 국가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7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집행부의 약 74%가 물갈이됐는데, 세대교체를 했고 군부 출신들의 위상을 많이 낮췄다”면서 “상대적으로 행정, 경제 분야의 지도부들을 대거 등장을 시켰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도부의 대거 교체를 통해서 김정은 체제를 더욱 공고화하려고 하는 그런 의도가 담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노동당 제8차 대회가 5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고 6일 방송했다. 2021.01.06.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노동당 제8차 대회가 5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고 6일 방송했다. 2021.01.06.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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