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로 통근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로 통근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우한 후 최대 규모… 하루 100명대 코로나 감염자 발생 속 외부 이동 차단

601만명 코로나 확진 검사해 11명 무증상 감염자 발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진 중국 허베이성 스자좡(石家莊)시 전체가 작년 초의 우한(武漢)처럼 전면 봉쇄됐다.

허베이성은 서울과 이어진 우리나라의 경기도처럼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을 둘러싼 행정 구역이다. 스자좡은 허베이성의 정부 소재지(성도·省都)로 상주 인구가 1천100만명에 달한다.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을 비롯한 지도부가 있는 수도 베이징으로 코로나19가 퍼지지 못하게 우한 봉쇄 이후 최대 규모의 대도시 봉쇄에 들어간 것이다.

7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스자좡시 정부는 이날 밤 연 브리핑에서 전 시민과 차량이 도시 외부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날 낮까지만 해도 72시간 내에 발급받은 코로나19 음성 증명서가 있는 사람에 한해 일부 허가증을 내줘 도시 밖으로 나가는 것을 허용했는데 이제는 원칙적으로 도시 밖으로의 이동을 금지했다.

아울러 스자좡 안에서도 코로나19 환자들이 대거 발생한 '고위험 지역' 지역 주민은 자기 지역을 벗어날 수 없다.

현재 허베이성의 기차역과 시외버스 터미널은 운영이 중단됐다.

스자좡에서 베이징 등 타 지역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도 길목마다 통제돼 자가용을 이용해서도 외부로 나갈 수 없다.

공항에서도 항공편이 대폭 결항된 가운데 외부에서 스자좡으로 들어가는 것만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확진자가 다수 나와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된 스자좡 가오청(藁城)구의 대중교통 운행은 중단됐고, 스자좡 도심 대중교통도 배차간격이 커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른 영상을 보면 주민들의 외출이 극도로 억제되면서 도시는 극도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스자좡으로 들어가는 택배·배달 서비스도 지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백신 맞고 반응 살피는 중국인들[베이징=뉴시스/신화] 1월 2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임시 백신 접종장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시민들이 이후 30분 동안 반응 관찰을 위해 앉아 있다. 베이징은 감염 위험이 높은 특정 그룹의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기 시작했다. 18세에서 59세 사이의 9개 그룹의 사람들이 2021년 춘제인 2월 12일 전에 백신을 맞을 것으로 보도됐다. 여기에는 일선 수입 콜드체인 상품 세관 검사원과 해외 및 국내 운송업 종사자 등이 포함된다. 2021.01.02
백신 맞고 반응 살피는 중국인들[베이징=뉴시스/신화] 1월 2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임시 백신 접종장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시민들이 이후 30분 동안 반응 관찰을 위해 앉아 있다. 베이징은 감염 위험이 높은 특정 그룹의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기 시작했다. 18세에서 59세 사이의 9개 그룹의 사람들이 2021년 춘제인 2월 12일 전에 백신을 맞을 것으로 보도됐다. 여기에는 일선 수입 콜드체인 상품 세관 검사원과 해외 및 국내 운송업 종사자 등이 포함된다. 2021.01.02

이처럼 대도시인 스자좡이 전면 봉쇄된 것은 이 도시를 비롯한 허베이성에서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하루 스자좡(石家莊·50명)과 싱타이(邢臺·1명)에서 51명의 지역사회 확진자가 보고됐다.

무증상 감염자도 스자좡(67명)과 싱타이(2명)에서 69명 나오는 등, 6일 하루 지역사회 확진자 및 무증상감염자가 120명 늘어났다.

이는 전날 63명의 약 2배로, 올해 들어 중국의 지역사회 신규 감염자가 세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자좡은 2~6일 누적 확진자(83명) 및 무증상감염자(148명)가 200명을 넘어섰으며, '전시상태'를 선언하고 전체 주민 1천100만명을 대상으로 감염 여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스자좡시는 7일 밤 브리핑을 통해 이날 낮 12시까지 총 610만여명의 주민에게서 표본을 채취해 이 중 24만여명의 확진 검사를 진행한 결과 11명의 무증상 감염자를 추가로 찾아냈다고 밝혔다.

시 당국은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할 것에 대비해 대형 병원 여러 개를 통째로 비워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투입한다고 전했다.

스자좡 당국은 가오청구 간부 3명에 대한 징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밖에 허베이성의 싱타이와 한단(邯鄲) 지역에서도 베이징으로 가는 여객열차 운행을 하지 않고, 딩저우(定州) 시내버스도 모두 멈춰섰다.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약 5주 앞두고 허베이성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 베이징도 비상이 걸렸다.

지리적으로 허베이성이 베이징을 둘러싸고 있는데다 두 지역의 교류가 많은 만큼, 베이징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서기가 '베이징 안전 확보'를 주문한 데 이어 톈웨이(田偉) 베이징 선전부 대외신문처장은 전날 "중·고위험 지역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엄격히 통제하겠다"고 다시 밝혔다.

베이징 당국은 자국 내 다른 도시로 들어온 입국객에 대해 3주간 베이징에 들어오지 못 하게 하고, 격리 기간도 늘렸다.

중국 철도당국은 인구 이동을 줄이기 위해 이미 예매한 기차표를 수수료 없이 취소해주고 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유전자 분석 결과 이번 코로나19가 러시아에서 발견된 유형과 비슷하다면서, 정확한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가위건위에 따르면 6일 하루 허베이성 이외의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진자는 랴오닝성 선양(瀋陽)에서만 1명이 나왔다.

선양 당국은 영결식을 금지하는 등 장례식장 통제를 강화하고, 마작놀이도 할 수 없도록 하는 등 농촌 방역 수위도 높이기로 했다.

(선양·상하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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