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순매수 64조 중 42조에 ‘업종 상위권 종목’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코스피가 마침내 3000시대를 열었다. 6일 코스피가 장중 3000을 돌파하면서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주식은 증시 대형주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 내 우량주로 여겨지는 이들 대형주의 주가 움직임은 기업 실적 향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개인들이 주로 사들인 종목들이 장기 투자 중심인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들 선호 종목과 다르지 않았던 셈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7조 4천억원, 코스닥시장에서는 16조 3천억원 등 총 63조 7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역대 최대인 2018년의 10조 8천억원(코스피 7조원, 코스닥 3조 8천억원)을 50조원 이상이나 뛰어넘는 수준이다. 2019년과 비교하면 약 70조원이 더 늘어났다.
이 때문에 과열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개인들은 우량주 중심으로 집중 사들여 과거와는 사뭇 달랐다. 지난해 개인들의 전체 순매수 금액은 63조 7천억원인데, 그중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의 순매수 금액은 총 41조 5천억원이었다. 전체 순매수 금액의 2/3 수준이다. 특히 50개 종목 가운데 4개를 뺀 종목이 모두 코스피 대형주다. 업종 내 최상위권인 대표 기업들이다.
순매수 금액이 5천억을 넘는 종목들을 보면 삼성전자(9조 5천억원), 삼성전자우(6조 1천억원), 현대차(2조 6천억), 네이버(2조원), 신한지주(1조 3천억원), 카카오(1조 2천억원), SK(1조 2천억원), 한국전력(1조 1천억원), SK하이닉스(8700억원), KT&G(7200억원), SK텔레콤(6100억원), KB금융(5900억원), 현대모비스(5600억원) 등이다.
개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는 47조 4천억원을 순매수했는데 그중 39조원은 코스피 대형주 46개 종목, 즉 업종 내 최상위권 대표 기업들에 베팅한 것이다.
또 50위권에 든 코스닥 4개 종목 중 셀트리온헬스케어(1조 1천억원)와 카카오게임즈(6천억원) 역시 업종 대표 기업군에 포함된다. 개인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 중 코스닥 종목이 18개에 달했던 2019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를 통해 “주가가 많이 올랐을 때가 위험한데, 우리나라는 북한리스크 등 지정학적 위치 위험요소가 있는 데다 미중무역이 전개된다면 그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따라서 비우량주식은 이 같은 리스크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는 방법은 삼성전자 등 우량주식으로 매수하는 것이 좋다. 개인들도 이 같은 점을 반영해 우량주식을 주로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