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홍보영 인턴기자] 서울시립대 기숙사 생활관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해 개소한 지 일주일 된 지난 5일 센터 상황실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1.1.5
[천지일보=홍보영 인턴기자] 서울시립대 기숙사 생활관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해 개소한 지 일주일 된 지난 5일 센터 상황실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1.1.5

갑자기 호흡 곤란 환자 발생

다급상황 침착대응 안전이송

대학 생활관→치료센터 전환

30명의 의료진 ‘120명 케어’

[천지일보=홍보영 인턴기자] “544호예요! 빨리 119구급차 불러요! 지금 바로 병원 섭외해야 할 것 같아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최전선인 생활치료센터 의료지원팀 상황실에서 다급하게 무전기를 집어든 소부길(34, 남) 총괄 간호사가 환자모니터를 보며 이같이 외쳤다.

서울시립대 기숙사 생활관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해 개소한 지 일주일 된 지난 5일 센터에 지원을 나온 서울아산병원 의료팀은 호흡곤란 환자가 파악되자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544호에서 두 번째 방일거에요!” “지금 문이 안 열려요. 빨리 전화해서 문 좀 열어 달라고 해주세요!”

소 간호사의 외침에 이어 더욱 다급한 목소리가 무전기 너머로 들려왔다. 다행히 내부 인원과 통화가 연결됐고, 곧 문이 열리며 의료진의 침착함 속에 환자에 대한 신속한 이송 절차가 진행됐다.

소 간호사에게 환자상태를 전달받아 컴퓨터에 기록하던 안유리(30, 여) 간호사는 “산소포화도가 95% 이상이어야 정상인데 544호 환자가 아침에 86%라고 보내줬다”며 “예의주시하던 중 옆에 있는 입소자가 환자의 상태를 알려줘 (환자의 호흡곤란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활치료센터의 치료 대상은 경증과 무증상 환자 위주라서 간단한 응급조치가 이뤄진다”면서 “544호 환자의 경우 (이곳에선)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조치가 없어 급히 이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홍보영 인턴기자] 서울시립대 기숙사 생활관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해 개소한 지 일주일 된 지난 5일 센터 상황실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1.1.5
[천지일보=홍보영 인턴기자] 서울시립대 기숙사 생활관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해 개소한 지 일주일 된 지난 5일 센터 상황실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1.1.5

서울시립대 생활관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한 이곳엔 총 520명(남 297명, 여 223명)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현재 120명의 환자가 서울아산병원 의료팀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팀은 서울아산병원에서 행정지원 4명, 의사 4명, 방사선사 2명, 간호사 10명으로 총 20명의 인력이 지원됐다. 여기에 더해 민간 간호사 10명이 투입돼 총 30명의 의료진이 환자들의 치료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의사 1명, 간호사 2명이 1개팀을 이뤄 총 4개팀이 생활치료센터에 있는 모든 환자들을 돌본다.

의료인으로서 작은 부분에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의료지원을 하게 됐다는 김민경 서울아산병원 간호사는 “생활치료센터 의료지원팀 파견 직원에 자원하고, 교육을 받고, 센터로 들어오는 동안 코로나19 확진자를 본다는 두려움과 함께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약간의 흥분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생활치료센터에 있는 모든 입소자들은 매일 오전 8시마다 휴대전화로 체온과 혈압, 산소포화도를 체크해 의료지원팀에 전송한다. 산소포화도란 혈액에 얼마나 많은 산소가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정상 혈액 산소포화도는 95~100%이다.

[천지일보=홍보영 인턴기자] 서울시립대 기숙사 생활관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해 개소한 지 일주일 된 지난 5일 센터 의료지원 상황실에서 간호사가 방호복을 입고 있다. ⓒ천지일보 2021.1.5
[천지일보=홍보영 인턴기자] 서울시립대 기숙사 생활관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해 개소한 지 일주일 된 지난 5일 센터 의료지원 상황실에서 간호사가 방호복을 입고 있다. ⓒ천지일보 2021.1.5

이러한 시스템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는 데는 병원 전산팀의 역할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는 병원의 전산 시스템을 도입해서 처방 전달과 수행을 간결화하고 편리성을 도모함과 동시에 정확한 정보전달이 가능하게 했다.

전반적으로는 본원 응급실의 형태를 띠지만, 환자가 개별 격리돼 있고, 전자기기를 이용한 비대면 진료라는 점이 본원 응급실과의 차이점이다.

외부에서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 의료지원팀은 서울시총괄운영팀과 중앙재난대책본부에서 연락을 받고 환자의 상태를 검토하게 된다.

정윤식(57, 남) 서울아산병원 행정차장은 “신규 확진 환자의 입소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면 보건소에 연락해 환자가 생활치료센터로 입소할 수 있도록 하고 접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 접수 절차는 보건소로부터 환자의 상태를 기록한 코로나19 역학 조사서를 의료지원팀에서 확인하는 것부터 자가검진도구·손소독제·이불 등 환자에게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차트에 등록하며 방을 배정하는 것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의료지원팀 외에도 수고하는 이들이 있다. 센터의 의료적 지원 외에 시설·설비·환경적인 부분은 서울시 운영총괄팀과 운영지원팀에서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환자 중심으로 케어가 가능하고 의료지원팀 직원들의 업무 부담도 줄었다는 게 의료진들의 설명이다.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들은 10일이 지나고도 증상이 없을 시 퇴소하게 된다.

정용필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 CBC에서도 보도했지만 증상이 발생한 지 10일이 지나고 발열 없이 호전되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돼도 죽은 바이러스라 전염 가능성이 1%로도 안 된다”며 “이런 케이스가 발생한 적이 없었고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에 지침이 예전과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김민경 간호사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조속히 안정화돼 모두가 일상을 찾고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면서 “매섭고 강한 겨울 뒤에는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봄이 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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