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포커스] 조용했던 경기장… 올해 관중 함성,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
[피플&포커스] 조용했던 경기장… 올해 관중 함성,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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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는 모습. (출처: 뉴시스)
지난해 7월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는 모습. (출처: 뉴시스)

코로나속 스포츠 회고·전망

 

시즌종료·연기 어려웠던 작년

2021년도 상황 녹록치 않아

사상 첫 ‘홀수해’ 올림픽까지

‘게임’ 위한 ‘게임체인저’ 필요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20년 내내 계속됐다. 그 탓에 스포츠 현장도 엄청난 격변이 있었다. 많은 경기가 열리지 못했고, 열리더라도 무관중이었다. 새해에도 이 같은 어려움이 반복될까. 새로이 스타디움을 수놓은 게임들을 기다리며 지난해 스포츠 현장의 코로나 대처를 되돌아 봤다.

◆중국만 벗어나면 될까?…

코로나19라는 명칭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해 1월부터 코로나가 중국을 기점으로 확산하면서, 중국 내에서 열려야 했던 도쿄올림픽 예선 경기들이 경기 장소를 바꾸거나 무관중으로 치렀다. 이때만 해도 일단 중국만 벗어나면 괜찮을 줄 알았다.

◆“하는 게 위험”…‘쿨하게’ 종료

그러나 2020년 1월을 넘어서며 코로나19는 전 세계에서 확진자를 내기 시작했고, 더 이상 많은 관중이 모이는 경기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 이에 국내 프로스포츠도 큰 변화가 일었다. 2020년 2월을 기준으로 확진자가 기하급수로 늘면서 더는 리그를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는 곳이 생겼다. 첫 주인공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었다. WKBL은 3월 가장 먼저 시즌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

이후 한국농구연맹(KBL)과 한국배구연맹(KOBO)도 그대로 시즌을 끝냈다. 남녀 프로농구·배구가 일제히 문을 닫은 것이다. 우승팀은 종료 당시 각 1위 팀들이 그대로 확정돼 조금은 허무한 우승을 거머쥐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지난해 12월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 대 안양 KGC 인삼공사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모습. (출처: 뉴시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지난해 12월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 대 안양 KGC 인삼공사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모습. (출처: 뉴시스)

◆피할 수 없다면 미뤄라

프로축구 K리그와 프로야구는 시즌 개막도 못하고 전전긍긍했다. 보통 K리그는 3월, 프로야구는 4월 개막하지만 K리그는 국내 1차 대유행의 고비를 넘긴 5월 8일 어버이날에서야 무관중으로 문을 열었다. 프로야구도 5월 5일 어린이날을 시즌 개막일로 잡았다. 역시 무관중 진행이었다. K리그와 프로야구 모두 전년도와는 경기 수를 확연히 줄였다.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였다. 2019년 여름부터 시즌을 시작한 유럽축구는 시즌 막바지로 레이스가 치닫는 중에 문을 닫게 생겼다. 이탈리아는 두 번째 사망자가 나온 2월 24일 일부 도시에 대한 첫 이동제한령이 나온 것을 시작으로 3월 10일 전국에 이동제한령이 발령되면서 이탈리아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프로축구 리그인 세리에A 경기도 중단됐다. 유럽의 다른 프로축구리그도 모두 일시 멈춰 섰다. 미국도 예외는 없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풋볼(NFL) 등 한창 진행 중인 리그 문을 닫아야 했다.

◆그러다 올림픽도 밀렸다

연기된 스포츠 행사 중 가장 큰 충격을 안겼던 것은 도쿄올림픽이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자 도쿄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말까지만 해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일본 정부는 3월 13일까지도 “올림픽 연기나 취소는 일절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확언했다. 이 확언은 불과 열흘 뒤인 3월 24일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1년 연기가 전격 결정되며 허언이 됐다.

[도쿄=AP/뉴시스] 지난해 4월 2일 일본 도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연기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형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지난해 4월 2일 일본 도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연기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형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계속되는 코로나… 종료냐 재개냐

유럽에선 축구리그 중단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자, 리그를 그대로 조기 종료할 것인지를 두고 각론이 오갔다. 우리나라 프로배구·농구처럼의 현재의 1위 팀의 우승을 인정할지 여부는 유럽축구 최고의 논쟁거리였다. 우승팀에 따라 천문학적인 돈이 오고가는 마당에, 모든 리그 경기 잔여 일정을 다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우승팀을 결정할 경우 1위 팀을 바짝 추격하는 팀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했다.

반대로 시즌 취소 논의도 있었다. 정상적인 마무리가 되지 않았음으로 아예 무효 처리 해야한다는 주장이었다. 이 주장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FC엔 악몽 그 자체였다. 리버풀은 EPL 출범 이후 처음으로 리그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몇 개월 뒤라도 리그를 재개해서 리그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래 기다렸다 끝장을 보자

이는 현실이 됐다. 가장 먼저 독일 분데스리가가 5월 16일 유럽 빅리그 최초로 리그를 재개했다. EPL도 영국정부의 봉쇄 정책이 완화되면서 6월 18일 리그를 재개했다.

다시 연 유럽 리그들은 모두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다. 다만 각 리그는 관중들의 응원소리를 담은 녹음파일을 틀어 박진감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특히 영국 방송사 스카이스포츠는 ‘피파 시리즈’로 유명한 게임업체 EA스포츠와 손잡고 음향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재개된 EPL은 결국 리버풀의 사상 첫 우승(EPL 전신까지 포함하면 30년 만)의 감격을 맛봤다.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 뮌헨이 우승하는 등 유럽 각 국가는 무사히 리그를 마쳤다.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경기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는 가운데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이 지난해 6월 17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전반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경기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는 가운데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이 지난해 6월 17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전반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세계가 위험하다, 안전한데 모이자

2020년 3월에 개막했어야 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리그 계획은 파격이었다. MLB는 2020년 7월부터 한 팀당 60경기라는 파격적인 경기수로 시즌을 진행했다. 2019년 162경기에서 무려 100여 경기가 감소한 셈이다.

재개를 택한 미국프로농구(NBA)는 아예 선수와 구단, 언론을 한 곳에 모았다. NBA는 올랜도 디즈니월드 인근에 이른바 ‘버블’이라는 공간을 마련해 선수와 구단 관계자, 언론 관계자 등 1500여명을 코로나 음성 여부를 확인한 뒤 외부와 격리했다. 바이러스를 원천 차단한 안전한 곳에서 먹고 자고 경기하며 리그를 끝마치자는 심산이었다.

분데스리그 우승팀 뮌헨 등 강자만 모이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도 비슷한 선택을 했다. UEFA는 챔피언스리그 8강 토너먼트부터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모든 경기를 치렀다. 그래도 리스본은 도시규모였기에 버블이라는 특수한 공간보단 여유가 있었다.

미국프로농구(NBA)는 ‘버블’이라는 공간에 선수와 구단, 언론을 격리한 뒤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사진은 LA 레이커스가 우승을 확정지은 직후 모습. 관중석의 극소소의 관계자만 앉아 있다. (출처: AP/뉴시스)
미국프로농구(NBA)는 ‘버블’이라는 공간에 선수와 구단, 언론을 격리한 뒤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사진은 LA 레이커스가 우승을 확정지은 직후 모습. 관중석의 극소소의 관계자만 앉아 있다. (출처: AP/뉴시스)

◆새해 스포츠는 무사할까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스포츠는 계속된다. 다만 새해엔 더 이상 ‘버블’ 같은 극단적 방역조치는 없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들을 마냥 가둬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대다수 프로스포츠가 관중만 없을 뿐 모든 일정을 정상 진행한다. 홈과 원정을 오가며 경기하는 팀 스포츠의 특성도 모두 그대로다.

다만 지난해 오랜 기간 경기를 치르지 못한 상황을 감안해 일정은 통상적인 시즌보다 줄였다. 또 보통 가을에 시즌을 시작하는 EPL 등 유럽의 각국 축구리그와 미국 NBA는 전 시즌 종료 약 두 달 만에 새 시즌을 시작했다. 무관중 경기, 비대면 인터뷰 등 방역수칙도 지키는 중이다.

하지만 기존보다 전파력이 70%가 더 강하다는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난 상황에서 다시 일시 중단 목소리도 솔솔 새어나오고 있다. 이미 EPL 맨체스터시티나 풀럼 등 구단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상 첫 홀수해 올림픽도 기다리고 있다. 1896년 첫 하계 올림픽 이후로 언제나 짝수해에 열렸기에 이번 도쿄올림픽은 첫 홀수해 개최다. 그러나 아직 일본은 하루에 확진자가 3000여명씩 나오는 상황이다.

결국 답은 ‘백신’에 있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보며 그라운드를 향해 소리치고 환호하고 서로를 얼싸안는 일상을 회복하는 ‘게임 체인저’를 지구촌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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