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 주지사가 연휴 기간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당부한 사이 20대 아들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파티에 다녀 비판이 일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인 애리조나 주지사 더그 듀시의 20대 아들 잭은 지난해 12월 30일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하나 올렸다.

많은 사람이 신나는 음악 속에 춤을 추며 파티를 즐기는 영상이었다. 다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가까이 서 있었고 역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잭이 누군가와 악수를 하는 모습도 포함돼 있었다.

아버지인 듀시 주지사가 주민들에게 성탄절부터 새해로 이어지는 연휴에 집 안에 머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공중보건 지침을 지키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한 시점이었다.

정작 아들은 많은 이들과 떠들썩하게 파티를 즐기는 영상을 보란 듯이 올린 것이다. 영상이 언제, 어디서 촬영된 것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현지 신문인 애리조나 리퍼블릭의 보도로 알려졌다. 잭은 해당 매체에 실수였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정치인은 아니지 않느냐는 식으로 항변했다.

듀시 주지사 소환을 추진했던 단체 '책임있는 애리조나'는 "주지사의 아들조차 아버지의 약한 권고를 지키지 않는다면 주민들이 지킬 것이라고 어떻게 기대하겠느냐"면서 "(확산) 억제 조치를 지금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에서는 콜로라도주 덴버 시장이 추수감사절에 주민들에게 여행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는 가족을 만나겠다고 비행기에 탑승해 비난받았다.

텍사스주 오스틴 시장도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라고 하고는 멕시코 휴양지로 떠났다가 비판의 대상이 됐다. 둘 다 결국 사과했다.

애리조나는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이라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활동 제한이 비교적 덜한 곳이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거나 통금 등을 적용하지 않았다.

주지사가 실내 모임을 피하라고 권하고는 있지만 주민의 집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당국이 지켜봐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게 주지사 입장이라고 WP는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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