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보궐선거 아닌 차기 대권용”

“청와대와 교감 충분히 있었을 듯”

“내년 대선 전 사면 언급할 가능성”

“이재명·윤석열, 정치 메시지 명확”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승부수로 띄운 가운데 차기 대권용이란 분석이 나왔다.

5일 천지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여의도 하이킥 22회’에서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이 대표가 사면론을 통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사면론은)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용이 아니고, 차기 대권용”이라며 “그만큼 폭발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처한 정치적 상황은 고립무원이다. 친문으로부터 지지를 못 얻고 있고, (민주당과 자신의) 지지도는 하락세”라며 “3월 당대표 임기가 끝나면 이 대표는 소멸될 수 있다. 임기를 마치기 전에 이낙연의 ‘브랜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대표가 호남 지역의 지지를 많이 얻고 있다. 그러면 영남까지 (지지를) 확장시킬 필요가 있는데, 가장 좋은 소스가 대통령 사면”이라며 “사면 화두가 중도 진영으로 확산하고 정치권에서 논란을 일으키면 이 부분에 대한 프레임은 이 대표가 갖는다. 3월 퇴임 이후 지지율이 안 올라가도 (이 대표가) 명분 있는 정치인이 된다”고 내다봤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1.4

이 교수는 또 청와대와의 교감이 있었다고 봤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 후부터 갈등으로 4년 반을 지내왔다. 사회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면 대통령으로선 마음이 불편하다”며 “통합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대표가 사면론을 띄운 계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정부 5년 차다. 통합이 절박하다. 가는 곳곳마다 찢어져 있고 싸우고 있다”며 “통합의 메시지가 필요하다. 그걸 이 대표가 던진 것이다. 국민통합의 절박성과 당위성을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거기다 민주당이 먼저 (사면론) 의제를 선점했다. 또 호남 대선 후보는 영남과 중도를 끌어안기 위해 애쓴다”며 “이 대표가 영남을 끌어안기 위해 사면을 얘기하는 것보다 더 좋은 외연 확대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나면 정치적 무대가 청와대에서 당으로 넘어간다”면서 “그 상태에서 지지도가 떨어지면 완전한 레임덕이 온다. 사면에 대한 이야기는 내년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 평론가는 “이 대표가 수를 잘 뒀다. 통합이 절박한 시점”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30일 문 대통령과 이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석열 검찰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이 지사는 58.6%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았다.

이 교수는 “호감도가 없으면 메시지가 불신을 받는다. 호감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안 된다”고 했다.

특히 이 지사와 윤 총장 모두 ‘매우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19.9%를 기록했다.

여의도 하이킥. ⓒ천지일보 2021.1.5
여의도 하이킥. ⓒ천지일보 2021.1.5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만이 없지 않다. 새로운 상품에 눈길을 준다”며 “또 두 사람 모두 군중의 심리를 잘 읽고 있다. 일종의 모든 정치적 행보와 모든 정치적 메시지가 명확성을 갖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흔히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다. 똑똑하고 용감하단 얘기가 아니라, 안개 같은 정국에서 명확성을 갖고 뛰쳐나온 사람”이라며 “그 명확성을 얘기한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다. 이 지사와 윤 총장은 확실한 메시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윤 총장 지지도는 높은데 호감도가 떨어지는 데 대해선 “축적된 스토리가 없다. 검찰총장으로서의 역할만 하고 있다”면서 “히스토리가 축적되는 과정에서 더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 있다. 윤 총장은 시장에 나온 지 얼마 안 됐다. 호감도가 이 정도 나온 것만 해도 많이 나왔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와 문 대통령의 호감도가 비슷한 데 대해선 “공동 운명체다. 거기다 이 대표의 정치적 메시지와 행보는 소위 명확성이 없다”며 “영웅이 되려면 명확성이 있어야 한다. 여당 대표로서 이를 해소할 만한 메시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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