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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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이 되거나 새해가 되면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안 좋은 버릇이나 생각을 털어버리고 다짐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다짐만 새로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처음 계획을 세웠을 때를 떠올려 보는 것이 좋다. 그에 걸맞은 단어로 ‘처음처럼’이라는 단어만큼 좋은 것은 없다. 초심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충분히 계획했던 것을 이룰 수 있을 뿐 아니라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일뿐 아니라 인간관계도 ‘처음처럼’이 중요하다. 인간관계도 오래되다 보면 좋고 나쁜 감정들이 계속 쌓이게 된다. 안타깝게도 좋은 감정보다는 안 좋은 감정이 더 많이 쌓이게 돼 있다. 이런 안 좋은 감정이 남아있는 채로 상대를 대하다 보면 이런 안 좋은 감정은 반드시 부메랑처럼 나에게 돌아오게 된다. 가끔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도 초심으로 돌아가서 처음 보는 고객으로 생각하면 고마운 사람으로 느껴지게 된다. 감정의 찌꺼기들을 털어버리고 새롭게 보기 시작하면 그동안 안 좋은 감정 때문에 보지 못했던 좋은 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달라진 감정을 갖기만 해도 인간관계가 선순환구조로 바뀌면서 좋은 관계가 된다.

악순환이든 선순환이든 눈덩이 굴리듯이 점점 커지게 된다. 나중엔 기하급수적으로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니 초반에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이 바로 그때그때 처음처럼 감정을 바꾸는 것이다.

태평염전 김상일 대표이사는 모 기업에서 영업부장을 할 때 상사였던 본부장이 능력도 있었지만 상처 주는 말을 잘 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부터 본부장을 만나면 ‘저 사람은 내가 오늘 처음 보는 사람이다’라고 마인드컨트롤을 하기로 했다. 누구라도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땐 설레고 호기심에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 신기하게도 형편없다고 생각했던 그 사람의 전략들이 새롭게 들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본부장이 아무리 폭언을 해도 유익한 내용들이 들리게 됐고 그 이후에도 볼일이 생기면 처음 만나는 사이라고 생각하니 또 생글생글 웃으면서 정중하게 대했다고 한다. 일주일, 한 달이 지나니까 오히려 죽이 맞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전략도 나오고 그렇게 그 본부장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원래 좋았던 관계라면 ‘처음처럼’을 적용할 수 없을까? 아니다. 원래 좋았던 관계는 하던 대로 하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고마운 일이라도 익숙해지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면 다시 문제가 생긴다. 좋은 관계라 하더라도 가끔 초심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당연하게 생각했던 고마운 일이 당연한 게 아닌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을 깨닫게 되면 고마운 마음이 배가 되고 상대에게 조금 더 다른 각도로 다가서게 된다. 일상 중에서지만 더 새롭고 행복한 관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얼마나 더 많이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에 따라서 행복의 크기도 정해지는 것 같다. 일이나 인간관계나 가끔 처음으로 돌아가서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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