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일부 지역서 담합행위 포착”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정유업계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한 과징금 규모가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정유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오는 25일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의 ‘원적지 관리’ 담합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에 더해 공정위가 이번 발표에서 최대 1조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유업계가 침울한 분위기가 빠졌다. 김석동 공정위원장도 지난달 국회 정책포럼 강연에서 “무겁게 제재를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가 정유사들의 담합 의혹을 제기하는 부분은 원적지 관리다. 이는 정유사들이 매출이 높거나 목이 좋은 지역의 주유소를 잡으려고 이면 계약을 통해 다른 곳보다 기름을 싸게 공급하거나 각종 혜택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 정유사끼리 상권을 나누는 등 담합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또한 이번 담합 조사가 한 정유사의 제보로 시작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정유사 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는 과징금 조치를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누가 신고했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때문에 발표전까지 서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편 2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담합 결과가 발표되는 날 정유 4사 최고경영자(CEO)가 대한석유협회 정기총회에 회원사 대표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유사 CEO들이 이같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이날 박종웅 전 한나라당 의원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하고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을 결정할 예정이다.

또한 공정위 발표에 따른 협회 차원의 대응 방안도 논의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4월부터 실시된 기름값 한시 인하(리터당 100원 인하) 조치를 연장할지에 대한 문제도 논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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