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상환제 실시에도 "가계부담 여전" 주장 나와

(서울=연합뉴스) 지난 5년간 대학교와 대학원 등록금(납입금)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두 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대학 등록금이 직전 3개 연도 평균 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록금상한제가 도입됐지만, 등록금이 이미 오를 대로 올라 가계부담을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2005~2010년 교육비 상승률은 22.8%를 기록했다.

이중 사립과 국공립 대학교 및 대학원, 전문대학 납입금은 모두 30% 안팎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체 물가상승률이 16.1%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 5년간 대학교 및 대학원 납입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거의 두 배에 달한 셈이다.

분야별로 보면 국공립대학교는 30.2%, 사립대학교는 25.3%가 뛰었고, 전문대학 납입금 상승률도 28.8%에 달했다. 또 국공립대학원 납입금은 31.6%, 사립대학원 납입금은 23.9%가 올랐다.

납입금은 1학년 기준으로 산정되며 입학금과 수업료, 기성회비, 학생회비를 포함한다.

즉 05학번 신입생이 국공립대학교에 입학할 당시 등록금이 500만원이었다면 5년 뒤 10학번 신입생은 150만원이 넘는 651만원을 등록금으로 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일반적으로 교육비 증가는 사교육비가 주도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지난 5년간 추세를 보면 대학교 및 대학원 등록금 상승률은 사교육비 상승률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웃돌았다.

2000~2005년 단과 대입학원비는 22.8%, 종합 대입학원비는 33%가 올랐다. 또 단과와 종합 고입학원비는 각각 18.9%, 27.8%가 상승했다.

특히 대학 등록금은 줄이고 싶어도 줄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는 지적이다.

한은이 지난해 말 2천415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가계금융조사에서도 가계의 생활비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출항목에 대해 7.9%가 학교등록금이라고 답했다. 식료품비, 사교육비, 병원비, 대출금 이자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외에도 유치원 납입금은 지난 5년간 무려 44.2%가 올랐고, 초등학교 보습학원비는 26.5%, 성인 외국어 학원비는 25.4%, 취업학원비는 25.5%가 오르는 등 다른 교육비도 대체로 물가상승률 이상의 오름세를 보였다.

참여연대 이선희 간사는 "대학생 자녀를 두 명 데리고 있는 가정은 연간 소득의 3분의 1가량을 등록금으로 쓴다"면서 "자녀가 아들과 딸이라면 아들은 군대를 보내는 식으로 등록금을 해결하지만 딸만 두 명 있는 가정은 등록금 마련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간사는 또 "올해부터 등록금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인상률은 완화될 것을 보이지만,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미 등록금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것"이라며 "등록금 수준 자체를 제한하는 `등록금액' 상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