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세상] 거장 김기덕의 죽음… 예술 위해 타협하지 않는 ‘괴물’
[컬처세상] 거장 김기덕의 죽음… 예술 위해 타협하지 않는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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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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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거장 김기덕 감독이 최근 라트비아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비주류를 대표하며 예술영화만을 고집한 김기덕 감독은 대부분의 작품 속에서 내재된 폭력성과 혐오 등으로 평가가 엇갈리기도 했다. 또한 2018년 ‘미투’ 고발 이후 실제 삶의 폭력성을 두고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김기덕 유족 측은 그의 사망 이후에도 김기덕 감독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억측이 마치 사실처럼 보도되고 있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기덕필름 측이 전한 내용은 김기덕 감독은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2주 정도 치료를 받았지만, 갑자기 발견된 심장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김기덕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들이 많지만, 영화팬들은 예술영화나 작가영화에서 상업영화에 굴하지 않고 돈보다 작품 세계에 헌신한 김기덕 영화 메카니즘에 대해 긍정적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다.

10여년 전 예술영화에 대해 지원시스템이나 기본적인 배급망도 갖춰지지 못한 상황 속에서도 김기덕은 악착같이 어려운 환경을 뚫고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김기덕 감독은 2012년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차지했고 2004년 ‘빈집’으로 감독상(은사자상)을 받았다. 그해 베를린영화제에서도 ‘사마리아’로 감독상(은곰상)을 받아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일반 대중은 그의 영화를 외면했지만 김기덕이 지닌 영화 속 보편적 가치와 철학은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김기덕의 영화 속엔 항상 폭력과 섹스가 있었다. 이것을 통해 그는 현실을 비꼬고 사회에 저항하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평탄치 않았던 그의 삶은 평범함보다는 부조리한 면을 영화를 통해 고발했고 영화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정치·경제적으로 분할된 계급을 비판하고 이데올로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이 정도 영화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당신들의 지적 수준이 그만큼 모자란 것”이라는 일침을 가하며 예술영화를 통해 현실을 비판하고 마니아 팬층과 소통하며 자신만의 독창성을 추구했다. 김기덕은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보다는 상상력과 현실 비판을 키워드로 삼고 영화작업을 해왔다. 물론 일부 여성들은 그의 영화 속에 등장하는 권력적 소유욕, 여성 비하, 욕망 등을 비판하기도 한다. 김기덕은 장르의 범주와 드라마틱한 연출 스타일 등을 연구하고 분석하며 다양한 실험적 작업을 꾸준히 펼쳐왔다. 자신만의 색깔과 세계가 확실한 트렌드를 주도하는 디렉터로 일반 관객들과의 공감보다는 본인이 스스로 질문하고 궁금해하는 소재로 플롯, 미장센, 시각적 모티프, 구조적 요소들을 디테일하게 질문했다.

한국영화 속 그 어떤 누구도 추구하지 않았던 계층구조 비판, 권위에 대한 저항, 사회 비판 등은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 점은 있다. 김기덕 영화는 항상 논쟁의 대상이 됐으며 파격적이었고 그의 영화 안에는 항상 고립, 절규, 계략, 집착적 사랑과 비도덕적 욕망의 분출은 그의 영화에서 떠날 수 없었던 키워드들이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보고 난 후 대중은 거부감과 불쾌함을 느끼기도 했다. 김기덕의 영화 철학은 일반적 자유 개념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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