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제공: 광주시교육청) ⓒ천지일보 2020.12.29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제공: 광주시교육청) ⓒ천지일보 2020.12.29

코로나19도 꺾지 못한 배움 의지
99일 만에 등교 “아직도 생각나”
학교의 희망 “학생 있어 가능”

[천지일보 광주= 이미애 기자] “1년 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길을 걸으며 교육은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학생들의 배움을 지켜냈습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28일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일상을 모두 삼켰지만 ‘배움 의지’만은 꺾지 못했다. 광주교육은 코로나19와 맞서 아이들의 삶을 가꾸는 배움을 이끌어냈다. 답은 학교현장에서 찾을 수 있었다. 지난 6월 8일 오랜 개학 연기와 원격수업을 끝내고 99일 만에 모든 학생이 등교했다.

장 교육감은 “그날을 기억한다. 환한 얼굴로 교문을 향하던 아이들을 보며 가슴 뜨겁게 ‘학교다움’에 대해 생각했다”며 “학생이 없는 학교는 세상에 없다. 학생들이 없는 교사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학교는 아이들이 배움을 이어갈 때 학교이며, 희망의 다른 이름이 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부터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광주시교육청은 코로나19 24시간 대응체제를 가동했다. ‘감염병관리반’을 중심으로 학사운영·보건·급식 운영을 꼼꼼하게 챙기며 현장을 지원했다.

본격적인 등교수업이 시작된 지난 5월부터는 ‘등교지원콜센터’를 운영해 학교현장과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해결했다. 특히 ‘현장지원팀’을 구성해 학교에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했다.

학생들의 마음을 돌보기 위해 ‘코로나19 학생심리상담지원팀’도 운영했다. 그 결과 학교 내 감염을 막아낼 수 있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교육을 고민했다. 원격수업을 위한 정보화 환경 구축에 나서 모든 학교의 일반교실에 무선인터넷망을 차근차근 설치해 나갔다. 교원 정보화 기기 6400여대를 지원하고 학생들의 원격수업을 위해 스마트 기기 4800여대를 대여했다.

험난했던 원격수업의 길도 힘 모아 헤쳐 나갔다. 원격교육을 위해 마련한 ‘광주초등온라인학습지원센터’에는 4000여개의 온라인 학습 콘텐츠를 제작해 탑재했고, 접속자가 7만여명에 달했다.

교원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구축한 ‘우리반·COM’에서도 1000개의 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13만명이 사용했다. ‘빛고을 수업·평가지원단’을 운영해 원격수업을 돕고 ‘찾아가는 연수’를 380회 진행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었다. 선생님과 학생이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원격수업으로 학력 격차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광주시교육청은 새해에는 배움이 더딘 학생들을 위해 ‘맞춤형 기초학력 책임지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광주 학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기초학력 진단, 향상도 검사, 보정 자료를 개발해 운영한다.

초등 저학년의 한글과 수리력 책임교육을 집중 지원하기 위한 교육 자료도 개발·보급한다. 학습복지 통합지원망도 운영한다. wee센터, 마음보듬센터, 교육복지, 학업중단 및 기초학력 등을 연계해, 한 아이도 소외되지 않는 맞춤형 학습 지원을 강화해 나간다.

이와 함께 정부 계획보다 6개월 앞당겨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전면 실시하는 등 보편적 복지도 견고히 다졌다.

장 교육감은 “우리는 지금 단순한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기후환경협력팀’을 신설해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학교 환경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학 공공성도 강화했다. ‘중등사립학교 위탁 채용’을 크게 확대했다. 2020학년도에는 16개 법인이 참여해 67명을 채용한 반면 2021학년도는 25개 법인에서 123명의 교사를 위탁 채용해 사학의 교사 선발 과정이 더욱 투명해졌다.

장휘국 교육감은 “어느 사회나 갈등은 존재한다.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갈등을 극복하는 길은 나부터 먼저 성찰하고 상대를 위해 따뜻한 배려를 건네는 것”이라며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아시타비’(我是他非)의 이분법으로는 어떤 갈등도 봉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은 상생의 가치를 가장 넓고 깊게 전달할 수 있는 사회적 자산”이라며 “다가오는 신축년에도 소와 같은 뚝심으로 우직하게 걸어 교육을 통해 세상의 희망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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