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그러들지 않는 尹 탄핵론… 야당 “법 심판까지 부정”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여권 일각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탄핵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선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다고 하더라도 헌법재판소(헌재)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높고, 정치적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란 신중론이 우세하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윤 총장 탄핵론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 김 의원은 연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윤 총장을 탄핵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는 27일에도 “국가적으로 가장 큰 법익을 침해한 윤 총장에 대한 탄핵을 민주당이 주저할 이유는 없다”면서 “탄핵소추권은 행정부와 사법부를 통제하기 위해 국민이 뽑은 국회에 부여된 통제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 지도부 등에선 윤 총장 탄핵론에 거리 두기를 하고 있고, 정치적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신중론에 비중을 뒀다.

박주민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의원끼리 모이는 대화방이 있는데, 탄핵을 얘기하시는 분, 탄핵까진 아니라고 하시는 분, 특검을 해야 한다는 분 등 굉장히 많은 얘기가 오고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러 이야기가 종합돼서 당의 입장이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설훈 의원은 역풍을 맞을 소지가 크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CBS 라디오에서 “국회에서야 당연히 탄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사법부 상황으로 보면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성민 최고위원 역시 탄핵을 거론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개인에 대해 뭔가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사법정의를 바로 세운다든지 검찰개혁을 한다든지 하는 부분에 있어서 윤 총장 탄핵이란 이야기를 꺼냄으로써 모든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헌법 65조에 따르면, 국회는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동의와 재적 과반 찬성으로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민주당이 현재 174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결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후 헌법의 탄핵 심판을 거쳐야 한다. 법무부 징계위가 ‘정직 2개월’ 징계로 판단한 만큼, 헌재가 이를 탄핵 요건으로 볼지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야권은 “민주주의 기반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사법부 판단에 대해 집권여당의 일부 사람이 입에 담을 수 없는 소리를 한다는 건 소위 민주주의 기반을 무너뜨리려는 시도 아닌가”라며 “불만이 있으면 사법 절차에 따라서 항소하면 되는 것인데, 지나친 언사들은 삼가 주시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법을 악용하는 것을 넘어 법의 심판까지 부정하며 모든 것을 손아귀에 넣으려고 하고 있다”면서 “모든 세계 역사를 반추해 봐도 과하면 반드시 탈이 나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