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5부요인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5부요인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秋, 尹과의 갈등 국면서 판정패

향후 국정운영에 부담 안은 文

尹, 정권 겨냥한 수사 속도낼 듯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2개월 정직 처분을 중지하라는 판결을 내린 가운데 여권 내 당혹스런 분위기가 역력하다. 향후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는 전날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신청한 징계 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인정했다.

결국 집행정지 신청이 수용되면서 정직 2개월 처분 효력은 중단돼 윤 총장은 검찰총장직에 복귀하게 됐다. 윤 총장 측은 “사법부의 판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법원이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해 ‘침묵’을 지켰다. 청와대는 “법원 판단이 늦은 시간에 나왔다”며 “청와대 입장 발표는 없다”고 했다.

그만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문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읽힌다.

앞서 사의를 표명했던 추 장관은 한층 코너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그간 윤 총장의 징계를 주도한 추 장관은 지난 1일 법원이 윤 총장의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을 한 데 이어 이번에도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지난 1년 동안 지속된 ‘추-윤 갈등’ 국면에서 사실상 판정패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다만, 추 장관은 바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28일 초대 공수처장 후보 선정과 공수처 출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원의 정직 처분 집행정지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윤 총장이 퇴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원의 정직 처분 집행정지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윤 총장이 퇴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25

무엇보다 윤 총장의 징계를 재가한 문 대통령은 정치적 후폭풍을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윤 총장 징계를 고리로 ‘추-윤 갈등’ 국면을 전환하려던 문 대통령은 공수처 출범을 통해 검찰개혁의 성과를 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구상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오히려 ‘추-윤 갈등’ 국면을 방관하고 윤 총장 찍어내기에 공조했다는 비난에 직면한 상태다. 여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의 순수성은 더욱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날 업무에 복귀한 윤 총장은 월성원전 수사와 옵티머스 사건 등 정권 핵심부를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 정권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렇지 않아도 하락세를 보이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락세가 지속되면 문 대통령은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추가 개각을 통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고, 코로나19 방역과 경제회복에 집중하려던 문 대통령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 대통령은 내년 5월 10일을 기점으로 임기 5년 차에 접어든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집값과 전월세 폭등에 너무 힘들고 코로나 때문에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죽을 맛인데 백신은 언제 올지, 코로나는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면서 “대통령은 이제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민생 경제에만 집중해 달라. 이것이 국민께서 피눈물로 호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원의 정직 처분 집행정지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 총장의 응원 화환이 세워져 있다. 위 사진은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집행정지 신청사건 2차 심문기일이 열렸던 지난 24일 대검찰청 앞에 추 장관을 규탄하는 근조화환이 세워진 모습. ⓒ천지일보 2020.12.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원의 정직 처분 집행정지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 총장의 응원 화환이 세워져 있다. 위 사진은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집행정지 신청사건 2차 심문기일이 열렸던 지난 24일 대검찰청 앞에 추 장관을 규탄하는 근조화환이 세워진 모습. ⓒ천지일보 2020.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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