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자기결정권과 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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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은 단지 헌법에 명문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존엄은 인간이기 때문에 존엄한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인격의 주체이기 때문에 존엄한 것이다. 인간은 인간의 고유한 가치를 유지하면서 사회에 구속돼 일정한 관계를 가진 인간이어야 한다. 인간은 인간의 존엄을 스스로 노력해 형성하는 존재로서 인격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은 스스로 자기의 운명을 개척하고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생명·신체 등의 처분에 대한 자기결정에 관한 권리의 보장은 인간이 존엄하고 이성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인간의 자기운명결정권은 인간이 존엄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운명에 대한 자기결정권은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로부터 나온다.

인간의 생명과 운명에 대한 자기결정권에는 생명과 관련해 안락사문제가 결부돼 있다. 안락사는 사전적으로 회복의 가망이 없는 중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시켜 사망케 하는 의료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사전에서 안락사를 의료행위라고 정의하는 것은 인간의 생명에 관한 행위는 의료행위 이외에 자칫 잘못하면 범죄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락사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적극적 안락사와 소극적 안락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적극적 안락사에는 일반적으로 중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인위적으로 생명을 종결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안락사는 환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죽음이나 환자의 요청에 의한 죽음을 의미한다. 소극적 안락사는 죽음에 직면한 환자에 대해 치료를 중지하거나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해 사망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안락사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의식이 없는 환자의 연명치료 중단이다. 이런 경우 당사자의 의사나 행위가 전혀 개입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생명권 침해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죽음과 관련해 다른 사람의 조력을 받는 경우에도 이를 안락사로 볼 수 있는지 여부도 문제가 된다. 여기서 안락사는 그 유형뿐만 아니라 그 범위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즉 인간의 생명권과 생명에 대한 자기결정권과 관계에서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헌법재판소는 2009년 연명치료 중단과 관련된 결정에서 ‘죽음에 임박한 환자’에 대한 연명치료는 의학적인 의미에서 치료의 목적을 상실한 신체침해 행위가 계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자연적으로는 이미 시작된 죽음의 과정에서의 종기를 인위적으로 연장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어서 연명치료 중단이 환자의 생명단축을 초래해도 인위적인 신체침해 행위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생명을 자연적인 상태에 맡기고자 하는 것으로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부합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는 죽음에 임박한 상태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연명치료의 거부 또는 중단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상 기본권인 자기결정권의 한 내용으로서 보장된다고 했다. 인간의 존엄은 인간답게 살 권리의 전제이기도 하지만 인간답게 존엄하게 죽을 권리 안락사나 존엄사의 근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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