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6시 35분경 김포도시철도 사고가 발생했다. 전동차를 이용하던 승객들은 대피로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12.23
지난 21일 오후 6시 35분경 김포도시철도 사고가 발생했다. 전동차를 이용하던 승객들은 대피로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12.23

3시간 13분 멈춘 지하철

전동차에 안내방송도 없어

김포시 “시민에게 죄송해

대응 매뉴얼 재점검할 것”

[천지일보 김포=김미정 기자] 퇴근 시간대 승객 600여명이 1시간가량 전동차에 갇힌 김포도시철도 사고는 전동차의 종합제어장치 고장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고가 난 전동차에는 안내방송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포도시철도 운영사인 김포골드라인은 지난 21일 오후 6시 35분께 김포공항역과 고촌역 사이 선로에서 갑자기 멈춰 선 전동차를 조사한 결과 종합제어장치의 중앙처리보드가 고장나 동작 오류를 일으켜 3시간 13분간 운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종합제어장치는 전동차의 주요 기능을 총괄하는 기기다. 중앙처리보드는 종합관제실의 명령을 해독하고 실행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사고 전동차는 비상제동장치가 가동돼 멈춰 섰고 뒤따라오던 전동차도 함께 멈췄다는 게 김포골드라인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고 전동차는 김포공항역에서 고촌역 방면으로 운행 중이었다. 무인 열차여서 기관사는 타고 있지 않았다. 김포골드라인은 사고 1시간 만인 오후 7시 34분께 전동차 2대에 갇힌 승객들을 하차시켰다.

승객들은 상하행선 양쪽 선로 가운데에 설치된 대피로를 걸어서 2㎞나 떨어진 고촌역이나 터널 중간에 설치된 비상 대피 구역으로 이동했다.

김포골드라인은 모든 승객이 선로 대피로에서 빠져나간 오후 8시 10분부터 선로 확인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사고 발생 3시간 만인 오후 9시 45분께 모든 전동차 운행을 재개했다.

이 사고에 대해 김포골드라인 관계자는 “종합제어장치의 고장 원인은 좀 더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 조만간 전동차 제조사에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 복구 교안을 제작해 모든 직원에게 교육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포시는 사고 당시 안내방송도 나오지 않았다는 탑승객의 불만에 대해서도 “미흡했다”고 시인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사고 발생 후 김포골드라인 종합관제실에서 모든 열차와 역사에 열차 지연 안내방송을 했으나 장애 차량의 승객안내 방송은 차량의 전원공급이 되지 않아 송출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 전원공급이 불가해도 안내방송이 가능하도록 기술적 검토를 거쳐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열차 안전원도 탑승하지 않았다. 코로나19 2.5단계 상향 이후 모든 열차에 탑승했던 열차 안전원을 격번제로 탑승시켜 운영했는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원 운영계획에 대해 재검토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김포시는 전동차에 전력 공급이 끊겨도 안내방송이 나오게끔 기술적 검토를 시행하고 비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열차 안전원 운영계획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또 이번 사고에서 발생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퇴근시간에 김포골드라인 열차가 운행도중 알 수 없는 장애로 정지돼 3시간정도 시민에게 큰 혼란과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앞으로 김포시의 책임하에 운영사와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와 비상시 대응 매뉴얼을 재점검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9월 개통한 김포도시철도는 김포한강신도시와 서울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까지 총 23.67㎞ 구간을 46량 23편성으로 오가는 완전 무인운전 전동차다. 하루 평균 6만여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시철도는 소유주인 김포시와 서울교통공사 간 유지관리 위탁계약에 따라 공사 자회사인 김포골드라인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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