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라바웨이브) ⓒ천지일보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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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연말을 맞아 몸캠피싱 같은 디지털성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몸캠피싱이란 영상채팅 과정에서 피해자의 알몸이나 신체 일부가 드러난 영상을 확보한 뒤, 퍼뜨리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를 말한다.

협박범들은 영상채팅 과정에서 APK파일 같은 해킹파일을 보내 피해자가 설치하도록 하는데 이를 통해 필요한 연락처를 확보하고 녹화된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계속 돈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왜 연말에 디지털성범죄가 급증하는 것일까? 이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소외감이나 박탈감, 또는 우울감을 느껴 랜덤채팅 등에 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연말연시에 우울감이 극대화되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일조량이 부족해 계절성 우울장애에 걸리기 쉬우며, 화려한 조명과 반짝이는 트리, 그 주변으로 모여든 행복한 가족이나 연인의 모습 등을 담은 TV 광고 속 모습과 자신을 비교하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크리스마스 혹은 새해라고 해서 항상 마법처럼 즐거운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닌 데도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기대를 한다. 그러나 대체로 밋밋하게 지나가는 현실에 기대만큼 실망도 커지며 우울감에 빠지는 것이다.

이처럼 연말연시라는 한정된 시기에 느끼는 우울증을 홀리데이블루스(Holiday Blues)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현상을 겪다 보니 실제로 미국심리학회에서는 이 용어를 정식 심리학 용어로 채택하기도 했다.

문제는 홀리데이블루스를 극복하겠다고 랜덤채팅 같은 앱으로 무리하게 이성과의 만남을 추구하는 경우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만남이 줄자 각종 데이팅앱 이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 모바일 분석기업 발표에 따르면 S모앱은 전년 동기 대비 94% 이용시간이 증가했고 M모앱은 사용자 수가 2배가량 증가했다. 이런 데이팅앱의 이용량은 연말을 맞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앱들은 익명성을 기반으로 가볍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를 악용해 사기나 성매매 등의 범죄로 이어지며 동영상유포협박, 몸캠피싱 등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도 매우 크다.

디지털성범죄 전문 대응 기업 라바웨이브(대표 김준엽) 전략기획팀 김태원 팀장은 “상대와 영상통화를 하다 연말 분위기에 취해 몸캠피싱 같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잘 모르는 상대가 보낸 파일은 악성코드가 깔려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절대로 열어보거나 깔면 안 된다”면서 “만약 몸캠피싱을 이미 당했다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전문 보안업체를 찾아 영상이 유포되거나 금품을 빼앗기는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홀리데이블루스에 대해 전문가들은 햇볕을 쬐며 운동을 하거나 연말연시를 특별한 날이라고 여기지 않고, 또 즐거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차분하게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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